영화 '파묘'가 개봉 11일 만에 누적 관객 수 600만명을 돌파하면서 영화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좀처럼 회복하지 못했던 관객 수요를 끌어 모으면서 국내 극장 관객 수 점유율 50%를 차지하는 CJ CGV 주가도 오름세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CJ CGV는 전 거래일 대비 4.1% 하락한 593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직전 2거래일 동안 이어진 상승세는 멈췄으나 올 들어 여전한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직전 거래일인 지난달 28일에는 6050원에 마감하며 지난해 9월22일(7620원) 이후 5개월여 만에 6000원을 돌파했다.
CJ CGV 주가가 강세를 보인 데는 영화 '파묘'의 흥행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파묘'는 지난 3일 누적 관객 수 603만3204명을 동원했다. 개봉 11일 만의 성과로 이는 지난해 최고 흥행작인 '서울의 봄'보다 일주일 빠른 속도다. 극장가에서는 이 속도라면 '파묘'의 천만 관객 돌파는 시간문제라는 반응이다.
지난달 28일 개봉한 '듄:파트2(이하 듄2)'도 82만명의 관객을 모으며 누적 관객 수 100만명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듄2'는 영상미가 돋보이는 작품으로 아이맥스(IMAX) 등 특수관을 중심으로 매진 행렬을 이어가고 있다.
OTT로 집중됐던 수요가 '파묘'와 '듄2' 등 신작 흥행을 기점으로 극장으로 옮겨오고 있다는 점도 CJ CGV의 주가 상승에 힘을 싣고 있다.
앞서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스크린 관객을 빠르게 흡수하면서 극장을 찾는 고객이 급감했고 지난해 국내 주요 영화관은 매출 감소를 겪었다. OTT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이 엔데믹 이후로도 영화관을 찾지 않으면서 극장 관객 수는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영화관 관객 수는 지난 2019년 대비 55% 가량 회복하는 데 그쳤다. 영화관의 비싼 티켓 가격도 한몫했다. 영화관들은 매출 회복 차원에서 티켓 가격을 높였으나 오히려 관객들로 하여금 거부감을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최근 OTT 업체들이 일제히 가격 인상에 나서면서 영화관이 반사 이익을 얻게 됐다. 넷플릭스는 가장 저렴한 베이직 요금제를 폐지해 사실상 요금제 가격 기준을 높였고 디즈니플러스, 티빙 등은 최근 구독료 인상에 나섰다. 이와 더불어 영화관들이 각종 프로모션을 통해 티켓가격을 낮추고 있어 관객들의 발길을 돌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로 인해 리드타임(제작 완료 후 개봉까지 소요된 기간)이 길어진 구작들이 소진된 점과 프로모션 진행으로 티켓 가격 부담 완화, 글로벌 OTT 가격 인상에 따른 반사 이익 등으로 주변 환경이 우호적"이라며 “올해 CGV의 전국 관객수는 전년 대비 15% 증가한 1억4300만명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CGV 실적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올해 CGV 실적은 영업이익은 2분기부터 CJON 반영 시 역대 최고 영업이익인 1조4000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라며 “지난 2019년의 112% 수준으로 연간 리스이자비용인 약 800억원을 반영해도 당기순이익은 8년 만에 흑자 전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인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도 “CGV는 극장 관객수 점유율 50%로 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어 업황 회복 때 더 많은 광고주의 러브콜을 받고 있는 셈"이라며 “지난해 광고 매출 역시 지난 2019년 대비 138%를 달성했고 동일 기준 타사 회복률이 58%에 불과한 점을 고려하면 압도적인 수준"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