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소수정당 대표를 맡고 있는 30대 젊은 대표들 행보가 극명하게 엇갈리면서 눈길을 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더불어민주당 강세 지역으로 꼽혀온 화성을에서 쟁쟁한 대기업 출신 양당 후보들과 경쟁하게 됐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5일 화성을 후보로 한정민(40) 삼성전자 DS부문 메모리사업부 연구원을 전략공천하면서 이 지역 대진표를 확정했다.
정영환 공관위원장은 한 연구원에 대해 “10년 이상 삼성전자에 근무했고, 지역 봉사활동을 많이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소개했다. 장동혁 사무총장 역시 “구도 싸움에서 가장 유리하게 싸워줄 수 있는 후보"라고 부연했다.
이에 이 대표는 현대자동차 사장 출신인 민주당 공영운, 삼성전자 연구원인 국민의힘 한정민 후보와 3자 구도로 경쟁하게 됐다.
이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와 관련해 이날 오전 CBS 라디오에서 “제가 지금까지 어려운 험지에 계속 도전해 온 서사를 가지고 있고 이번에도 사실 초초험지"라며 “저희 당에 같이 계시지만 이원욱 의원님이 동탄에서 65% 가까운 지지율로 당선되셨다. 그러니까 결국에는 민주당 성향의 유권자가 65%가 된다는 것"이라고 평했다.
다만 “개혁신당이 벤처같이 정당을 하겠다고 표방한 곳이기 때문에 새로운 영역에서 경쟁을 만들어 나가는 게 중요하다"며 출마 명분을 설명했다.
이 대표는 “경기 남부 지역 같은 경우 보수 진영에서 애초에 투자를 안 한다"고 지적했지만, 국민의힘에서 자신과 연령대와 이공계 배경 등이 유사한 후보가 나서면서 일정 부분 지지율 분산도 예상된다.
그렇잖아도 험지에 나선 상황에서 더욱 험난한 투쟁이 예고된 셈이다.
이 대표가 이번 총선에서도 낙마한다면 4연속으로 국회 입성에 실패하게 된다. 이 경우 비록 4번 모두 험지 출마라도 정치적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대체적이다.
반면 용혜인 새진보연합 상임대표는 지역구 선거 경험 없이 무난히 재선에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새진보연합은 민주·진보당과의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의 총선 비례대표 후보로 용 대표와 한창민 공동선대위원장, 최혁진 청와대 전 사회적경제비서관 등 3인을 추천키로 했다.
앞서 민주당과 진보당, 새진보연합은 30명 비례 명부 중 새진보연합과 진보당이 각 3명, 시민사회 대표 격인 연합정치시민회의가 '국민 추천' 후보 4명을 내고 민주당이 나머지 20명을 채우기로 한 바 있다.
특히 진보당, 새진보연합, 국민추천 후보를 당선 가능권인 20번 안에 배치하기로 한 바 있어 용 대표 비례대표 재선 가능성은 클 것으로 전망된다.
용 대표는 지난 총선에서도 민주당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에서 비례 5번을 받아 원내 입성한 뒤 제명 형식으로 기본소득당에 돌아갔다.
다만 위성정당을 통해 비례대표 재선을 하는 경우는 용 대표가 최초 사례인 만큼, 다른 소수정당 등에서 비판이 유독 거센 상황이다.
이재랑 개혁신당 부대변인은 논평에서 “용 의원은 4년 전에 이어 또다시 민주당에 기생해 의석을 약탈하게 됐다. 가히 여의도의 '기생충'이라 불러도 손색없다"며 “정치인으로서 최소한의 양심이 있다면 용 의원은 비례 후보자에서 사퇴하라"고 쏘아붙였다.
김효은 새로운미래 선임대변인도 브리핑을 통해 “비례대표 2대 세습이 웬말이냐. 배지 한 번 더 달아보겠다는 정치인의 세금 도둑질, 유권자 기만"이라며 “꼼수정치의 용 의원에 불출마를 요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