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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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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러나는 정영채·김신… 증권사 CEO 세대교체 본격화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3.07 16:03

주요 증권사 7곳 대표 물러나 ‘세대교체’ 바람 금투업계 확산

NH證도 차기 대표 선임중… 위기 탈출 ‘현장형’ CEO 재구성

여의도 증권가.

▲증권가 최고경영자(CEO) 세대교체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사진은 여의도 증권가. 연합

증권가 최고경영자(CEO) 세대교체 바람이 거세다. 장수 CEO로 알려진 증권사 대표들이 자리를 떠나고, 최근까지 전문성과 실무 경험을 키워 온 '현장형' 인사로 새롭게 구성되고 있는 것이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기업금융(IB) 등 증권사들의 영업환경이 악화되고 있는 만큼 경영 쇄신과 실적 개선에 적극 나설 수 있는 '젊은 피'가 필요할 때란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부터 현재까지 주요 증권사 7곳(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메리츠증권·삼성증권·KB증권·키움증권·SK증권)의 CEO가 교체됐다.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도 최근 사임 의사를 드러낸 상태다.


NH투자증권은 지난 5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통해 윤병운 IB1사업부 대표와 유찬형 전 농협중앙회 부회장, 사재훈 전 삼성증권 부사장 등을 차기 사장 적격 예비후보로 확정했다. 오는 11일 임시 이사회에서 최종 후보 선정할 예정이다. 하이투자증권, DB금융투자, 한양증권도 대표 유임 여부 결정을 앞두고 있다.


김신 SK증권 대표는 최근 10년 만에 자리를 내려놓았다. 김 대표는 SK증권과 미래에셋증권, 현대증권(현 KB증권)에서 대표를 맡으면서 증권사 최장수 CEO로 꼽혔다. 김 대표는 완전히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는 것은 아니다. SK증권 내에서 신사업 등 전략 구상에 힘을 쓸 예정이다. 전우종 대표와는 2022년 말부터 SK증권 각자대표를 맡아왔다.


SK증권은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전 대표와 정준호 리스크관리본부장(CRO)을 신임 대표 후보로 추천했다. 두 후보는 3월 말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된 후 이사회를 거쳐 각자대표로 선임될 예정이다. 정 본부장은 1966년생으로 대신증권 IB1본부 팀장 등을 거쳐 SK증권에 입사했다. SK증권에선 전략기획실장, 홍콩법인 디렉터 등을 맡았다




증권가 세대교체 신호를 알린 곳은 미래에셋증권이었다. 지난해 말 창업 멤버인 최현만 전 미래에셋증권 회장이 물러난 대표이사 자리를 1968년생 김미섭 부회장과 1969년생 허선호 부회장 각자 대표 체제로 채웠다.


김 부회장은 미래에셋자산운용 홍콩·싱가포르·브라질 법인 대표, 글로벌 사업 부문 대표, 대표이사 등을 역임하면서 미국 상장지수펀드(ETF) 운용 자회사 글로벌엑스(Global X) 인수 등을 이끈 글로벌 전문가로 꼽힌다. 허 부회장은 직전 자산관리(WM) 사업부 대표를 맡았던 WM 전문가다.


정일문 전 한국투자증권 대표가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CEO 자리엔 김성환 대표(1969년생)가 임명됐다. 장석훈 삼성증권 대표 후임으로는 박종문 대표(1965년생)가 새 수장에 올랐다. 김 대표와 박 대표는 PF·자산운용·IB·경영기획·WM 부문을 두루 거친 인사다. 장원재 메리츠증권 대표(1967생)와 엄주성 키움증권 대표(1968년생)도 리스크 관리·리테일 부문에 잔뼈가 굵은 인사들이다.


국내 부동산 PF 시장 침체로 인한 증권사들의 위기, IB 등 영업환경 악화로 인한 실적 둔화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인공지능(AI) 등 급변하고 있는 자본시장 환경에서 움직일 수 있는 인물이 필요했다는 분석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상당 시간 이어진 증권사 장수 CEO 분위기가 바뀐 것은 증권업계가 처한 여러 악재들을 발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새로운 변화에 적응하고 대응하기 위해서는 최근까지 현장·실무 경험을 쌓아왔던 수장들이 필요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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