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윤 사장 측 주주제안 통해 한미사이언스 경영권 확보 계획
-이사회 6명 확보 관건… 한양정밀·국민연금 지지여부 촉각
-주주연대도 세 규합 새로운 변수로 급부상… 결집속도가 관건
한미사이언스 정기주주총회가 3주 앞으로 다가오면서 양 측의 지분율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장남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과 차남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가 그룹 경영권을 되찾기 위해서는 3.5%의 지분이 추가적으로 요구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임종윤 사장 측은 임종윤, 임종훈 두 형제를 포함해 6인의 이사 선임의 건을 주주제안 방식으로 올렸다. 만약 정기주주총회에서 주주제안을 통해 6인의 이사가 선임될 경우, 이사회 정원 10명 중 6명을 확보해 경영권이 교체된다.
한미사이언스의 정관상 이사는 10명 이내로 선임할 수 있기에 임종윤 사장 측이 이긴다면 임기까지는 안정적으로 경영권을 확보하게 된다. 반대로 부결될 경우 임종윤 사장 측의 한미그룹 경영권 확보 시도는 무산된다.
대주주 임종윤, 임종훈 두 형제 측은 “이번 행사한 주주제안의 목적은 단순한 이사회 진입이 아니라 선대회장의 뜻에 따라 지주사와 자회사의 각자 대표이사로 한미약품그룹을 경영하겠다는 분명한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관건은 지분율이다. 임종윤, 임종훈 두 형제측 지분은 28.4%로, 31.9%인 송영숙 회장 외 특수관계인 지분과 근소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지난 1월 있었던 제3자 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로 발행 예정인 신주는 이번 정기주총과는 무관하다.
변수는 3곳이다. 우선 주요 대주주들이 어느 쪽에 손을 들어주는지 여부다.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과 국민연금공단이 열쇠를 쥐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고 임성기 명예회장의 고교 후배로 알려진 신동국 회장은 작년 3분기 말 기준 12.15%를, 국민연금공단은 7.38%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다만, 신 회장은 중립을 지킨다는 입장으로 알려져 있고, 국민연금은 지금까지 의견을 표명하지 않았고, 경영권 분쟁이 있었던 기업들의 정기주주총회 때 의견을 거의 표명하지 않았다.
다음은 공익재단의 의결권 행사 가능 여부다. 가현문화재단과 임성기재단은 각각 4.9%, 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정기주총의 성패를 가를 수 있다. 임종윤 사장 측은 두 재단이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2021년 공정거래법이 개정되며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소속 공익법인은 국내 계열회사 주식에 대한 의결권 행사를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OCI홀딩스가 20.3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기에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할 수 있지만, 아직 제반 절차가 진행되지 않은 상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매년 4월 직전 사업연도 자산총액 합계액을 계산해 10조원 이상의 기업에 대한 진단에 들어가고 그해 5월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지정 여부를 발표한다.
한미사이언스 관계자는 “재단 이사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한다고 결정한마면 이번 정기주총 때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면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과 관련한 이슈로 재단의 의결권이 제한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변수는 주주연대다. 한미사이언스 소액주주들은 지난 3일 주주 연대를 결성하고, 다음 날인 4일 대표를 선출했다. 연대가 형성된 지는 일주일도 되지 않았지만, 소액주주연대 플랫폼 '액트'에 따르면 한미사이언스 주주연대는 7일 기준 0.63%의 지분을 모았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한미사이언스 소액주주 지분이 21% 임을 고려할 때 소액주주 지분의 약 3%를 1주일도 되지 않은 시일에 모은 것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주주 연대의 지분 집결 속도가 상당하다"면서 “빠르게 지분을 모은다면 이번 주주총회에서 큰 변수가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