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주일 새 '서학개미(국내 미국주식 투자자)'들이 나스닥 시장의 '인튜이티브 머신스'를 주로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튜이티브 머신스는 지난달 민간 기업 최초로 달 탐사선 착륙에 성공해 주가가 급등해 주목 받은 것이다. 단 착륙 직후 호재 소멸 등으로 주가가 급락해 뒤늦게 주식을 사들인 서학개미들이 상당한 손실을 입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7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29일부터 이달 6일까지 약 일주일간 국내 미국주식 투자자들은 '인튜이티브 머신스(Intuitive Machines Inc)'를 두 번째로 많이 순매수(2981만달러)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랜 기간 인기 종목이었던 엔비디아, 알파벳(구글), 테슬라 등 '매그니피센트7' 종목들의 순위가 10위 전후로 처진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인튜이티브 머신스는 우주 탐사·인프라 등 서비스를 제공하는 미국의 민간 우주기업으로 스팩 우회상장 방식을 통해 나스닥 시장에 상장됐다. 최근에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 나사)의 '아르테미스 계획'에 참여해 주목받았는데, 이는 과거 '아폴로 17호' 이후 약 반세기 만에 다시 사람을 달에 보내는 프로젝트다. 인튜이티브 머신스는 지난달 15일 자체 개발 달 탐사선 '오디세우스'를 발사해 22일 달 착륙에 성공했다. 이는 민간 우주기업 최초 기록이다.
이에 올 1월 1주당 2달러대에서 거래되던 인튜이티브 머신스 주식은 2월 20일 연중 최고점인 10.99달러, 달 착륙에 성공한 직후인 23일 9.59달러에 마감했을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국내 서학개미들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도 바로 이 시점이다.
단 23일 직후 현재에 이르기까지 서학개미의 매수세가 증가세를 보인 것과는 반대로 인튜이티브 머신스의 주가는 급격한 하락세를 그렸다. 2월 23일 다음 거래일이었던 동월 26일 단 하루에만 34.62%가 급락했으며 이후로도 내림세가 이어졌다. 이날 간밤에는 전일 대비 7.55%가 하락한 4.90달러에 마감했는데 이는 직전 고점이었던 지난달 20일 대비 절반 이하 수준에 불과하다. 국내 서학개미들의 순매수가 23일 이후에 몰렸던 만큼 현재 상당한 손실을 봤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호재 소멸과 단기 급등에 따른 매물 출회가 이어진데다 오디세우스 탐사선이 '완벽한 연착륙'에는 실패한 것으로 나타나 투자자들의 실망감으로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탐사선 착륙 직후 스티브 알테무스 인튜이티브 머신스 최고경영자(CEO)는 기자회견을 통해 오디세우스가 계획과 달리 측면으로 착륙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인튜이티브 머신스는 또 다른 달 탐사선을 연내 두 차례 더 보낼 예정인데다 민간 우주기업 중 주도적인 위치를 선점해 장기적인 주가 상승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국내 금투업계 전문가들도 아르테미스 프로젝트가 본격화되며 향후 우주개발 산업이 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과거에는 나사가 관련 업무를 주관하던 방식이었지만 현재는 민간에 의한 우주개발 성장이 촉진되고 있어 관련주가 수혜를 입으리라는 것이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인튜이티브 머신스 외 애스트로보틱, 파이어플라이 에어로스페이스 등 민간 기업들도 올해 달 착륙선을 발사할 예정"이라며 “국내 역시 우주항공청 설립을 계기로 우주개발 사업이 탄력받을 것으로 예상되며, 현대로템·AP위성 등이 관련 수혜주로 분류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