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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우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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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했던 ‘스팩 슈퍼위크’ 청약 흥행 반짝이었나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3.10 12:10

5개 스팩 한번에 상장...IPO 과정도 흥행 대박

정작 상장일 주가 기대보다 낮아...‘스팩 광풍’ 어디

업계 “소멸 합병 수요 증가세, 스팩 흥행력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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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MS 코파일럿 AI

이달 들어 약 한 주간 기업인수목적회사(SPAC, 스팩)이 5개가 상장했다. 이들은 수요예측·일반청약 단계에서 크게 흥행했으나, 상장일에는 주가가 눈에 띄는 상승폭을 그리지 못했다. 증권가에서는 통상 스팩 합병 수요가 꾸준한 만큼 주가와 관계없이 스팩의 인기가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5일까지 약 일주일간 5종목의 스팩이 코스닥 시장에 신규 상장했다. △유진스팩10호 △유안타제15호스팩 △에스케이증권제11호스팩 △하나31호스팩 △비엔케이제2호스팩 등이다.


이번에 상장한 스팩들은 모두 공모 과정에서 상당한 흥행을 거뒀다. 5개 종목 평균 기관 수요예측 경쟁률만 934.7대 1이었다. 하나31호스팩의 일반 공모 청약경쟁률은 1896대 1이었고, 가장 낮은 유안타제15호스팩도 288대 1 수준이었다.


이처럼 IPO 과정에서 상당한 관심을 모았던 스팩들이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는 달랐다. 5개 중 4개 스팩의 주가 상승률이 모두 한 자릿수에 그친 것이다. 가장 높았던 유진스팩10호(11.50%)가 간신히 두 자릿수를 기록한 게 전부였다. 이달 상장한 스팩뿐 아니라 올해 먼저 상장한 3개 스팩(대신밸런스제17호, 신영스팩10호, IBKS제24호)들도 마찬가지였다.


스팩은 비상장 기업의 인수합병을 목적으로 설립한 합법적 '페이퍼 컴퍼니'로 합병 등 호재가 발생하기 전까지는 주가가 큰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국내 증시에서는 단타 세력이나 상대적으로 낮아 보이는 주가 매력 등을 이유로 스팩의 주가가 높게 형성되는 현상이 자주 나타났다. 실제로 작년 7월 상장한 DB금융스팩11호는 상장일 주가가 공모가의 188%까지 오르기도 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최근 증시 환경에서 공모주 주가가 무조건 급등하지는 않는 만큼 스팩도 마찬가지라는 입장이다.


실제로 하나31호스팩, 비엔케이제2호스팩의 경우 상장일 주가가 공모가 대비 두 배 이상 올라갔지만 이내 매도세가 몰리며 다시 시초가 수준으로 돌아가는 현상을 보였다. 스팩을 제외하고 올해 신규 상장한 14개사 가운데 상장일 종가가 100%를 넘은 곳은 6곳뿐이었다. 이마저도 현재 대부분 주가가 급락해 우진엔텍(246.23%)을 제외하면 상장일 대비 주가 수익률이 100% 미만으로 하락했다.


오히려 스팩 소멸 합병 수요가 점차 늘어나는 만큼 스팩의 흥행은 계속되리라는 전망도 나온다. 스팩 소멸 합병 IPO는 제도가 처음 생긴 지난 2022년 4건, 2023년 14건으로 크게 늘었다. 올해는 이미 사피엔반도체 등 5개 기업이 소멸 합병으로 증시에 상장돼 작년을 넘어설 것이 유력한 상황이다.


조대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업의 밸류에이션을 자세히 보지 않고 무작정 투자하는 분위기는 많이 사그라들었다"며 “보통 스팩은 합병이 가시화되는 상장 후 1년쯤에 주가가 뛰는 모습을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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