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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우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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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시대’ 개막, 신세계그룹株는 오너리스크에 약세 지속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3.11 15:50

새 회장 취임에도 주가 신세계·이마트 주가 약세

부회장 시절 경영 실패, SNS 구설 등 신뢰 잃어

주기 부진 해결 언제...“성장 노력 절실해야”

정용진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회장으로 승진했으나 증시 반응은 미지근했다. 정 회장의 신사업 실패, 이마트의 실적 악화로 가중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해소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 변화에 맞추지 못한다면 '밸류업' 시장 환경에도 주가는 부진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8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회장으로 승진했다. 지난 2006년 신세계그룹 부회장에 취임한 지 약 18년 만이다. 정 회장의 모친인 이명희 회장은 그룹 총괄회장 직함으로 그룹 총수 지위를 유지한다.


정 회장의 취임에도 주가는 무덤덤한 흐름이다. 인사 발표가 있던 지난 8일 신세계 주가는 장 초반 상승 출발했지만 상승분을 모두 반납한 채 등락없이 거래를 마쳤다. 이날은 기관·외국인 매도세가 유입되며 1.84% 하락했다.


정 회장의 본진이자 그룹 내 가장 시총 규모가 큰 이마트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향후 신세계그룹이 이마트 중심으로 제편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지만 정작 투자자들의 호응은 미미하다. 지난 8일 이마트 주가는 0.99% 상승했으나 이날엔 -1.13%로 부진했다.


이는 정 회장이 이마트 경영 과정에서 드러낸 문제점과 실패, 그로 인한 실적 악화가 투자자들의 믿음을 얻지 못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마트가 과거 론칭하거나 인수했던 브랜드 분스·부츠·PK피코크·제주소주 등은 대부분 5년을 넘기지 못하고 사업을 철수했다.




이같은 인수합병(M&A) 실패 사례가 축적되며 매년 상당한 규모의 비용을 지출하고 있는데, 작년 한 해에만 1562억원 규모의 영업권을 상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평가사들이 이마트의 신용등급 전망을 작년 말 '부정적'으로 하향한 것도 향후 자금조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이다.


정 회장의 본진인 이마트 본업 경쟁력도 해가 갈수록 맥을 못 추고 있다. 특히 이마트의 작년 매출(29조4722억원)은 지난 2021년부터 작년까지 3년 연속 전년 대비 감소세다. 게다가 작년 연결 기준 영업이익·순이익은 사상 최초로 적자 전환하기도 했다. 이마트의 이커머스 계열사 쓱닷컴은 수년째 영업적자를 기록 중이며 작년 이마트 적자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됐다.


게다가 유통업계 라이벌 쿠팡의 매출(원화 약 31조원)이 이마트의 총매출을 넘어서면서 향후 성장성도 불투명하게 됐다. 더불어 쿠팡은 대만시장으로의 진출, 또 다른 이커머스 강자 네이버는 독보적인 플랫폼 고도화 등 명확한 비전이 있는 반면, 이마트 및 쓱닷컴은 이렇다 할 방향성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특히 국내 시장으로 알리·테무 등 중국산 이커머스의 점유율이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것도 부정적이다.


지난달 일부 증권사는 '본업 경쟁력에 대한 확신이 부족하다'며 이마트에 대한 목표주가를 하향했으며, 이후 정 회장의 승진 소식에도 큰 반응을 보이지 않은 채 기존의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KB증권(9만5000원→8만원), 신한투자증권(9만원→8만6000원), NH투자증권(10만원→8만원) 등이 목표가를 내렸다.


서정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이마트 등) 기존 대형 유통사들이 성장을 위한 전략, 수익성 회복을 위한 노력, 시장 변화에 걸맞은 대응을 절실하게 실행하지 않는다면 '밸류업' 구호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맥을 못 출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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