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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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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콜릿 가격 더 오른다던데”…화이트데이·발렌타인데이 선물 어쩌나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3.13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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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콜릿(사진=AFP/연합)

초콜릿 주원료인 코코아 가격이 사상 처음으로 7000달러를 돌파했다. 카카오 주산지인 가나 등 서아프리카 지역에서 기후변화 등으로 생산량이 큰 폭으로 줄어 공급부족 우려가 심화되면서다. 이런 현상이 지속될 경우 코코아 가격이 1만달러를 넘어서는 것도 시간문제라는 관측이 나온다.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ICE선물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코코아 선물가격은 장중 전 거래일 대비 5.5% 급등한 톤당 7096달러까지 치솟았다.


이는 연초대비 70% 가까이 폭등한 수치로, 역대 최고가다. 1년 전까지만 해도 2600달러대에 불과했던 코코아 가격은 작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상승세를 탔으며, 지난달엔 역대 전고점을 넘어섰다.


카카오 열매를 가공해 만드는 코코아 가격이 급등한 배경엔 지난해부터 가나, 코트디부아르 등 서아프이카 주산지에 이상기후가 닥쳤기 때문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해 서아프리카 지역의 강수량은 30년 평균치를 두 배 넘게 웃돌았다. 폭우로 카카오를 부패시키는 흑점병(blackpod)이 확산돼 생산량이 급감한 것이다.




그 결과 세계 카카오 생산의 60%를 차지하는 가나와 코트디부아르에선 지난해 생산량이 각각 13년, 7년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문제는 공급부족 현상이 갈수록 더 심화될 것이란 점이다. 현재 카카오 생산량이 전년 동기대비 30% 급감한 코트디부아르에선 올해 40~50만톤이 생산될 것으로 예측됐다. 1년 전까지만 해도 생산량은 60만~62만에 달했다.


가나의 경우 올해 생산량 전망치가 기존 85만 톤에서 65만~70만톤으로 하향조정되면서 14년래 최저치를 찍을 가능성이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공급을 늘릴만한 방법도 마땅치 않다. 가나와 코트디부아르 정부는 1년 전 판매가로 고정해 생산자들에게 돈을 장기 지급하기 때문에 농부들은 코코아 가격 급등에 따른 수혜를 입지 못하고 있다.


에콰도르와 브라질 등에선 카카오 생산 확대에 나서고 있는데 이러한 노력이 결실을 맺기엔 최소 3년이 걸린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런 와중에 수요는 위축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국제코코아기구(ICO)는 올해 카카오 수요가 공급을 37만 4000톤 웃돌 것으로 예측했다.


글로벌 초코릿 제조업체 바리 칼리바우트는 올해와 내년에 카카오 공급이 각각 50만톤, 15만톤 부족할 것으로 전망했다.


원자재 리서치업체 하이타워 리포트는 이날 투자노트에서 기상 악화, 생산 감소 등에도 수요는 위축되지 않고 있다고 짚었다.


이에 씨티그룹은 서아프리카로부터 공급차질이 지속되고 수요 또한 큰 폭으로 위축되지 않을 경우 코코아 가격은 앞으로 7000달러~1만달러 범위 내 거래될 것으로 지난달 전망했다. 이런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면 2025년 하반기부터 가격이 진정될 것으로 예측됐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애널리스트들은 이로 인해 초콜릿 생산업체들의 비용은 물론 판매 가격은 향후 6개월에서 12개월에 걸쳐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식품업체들은 이미 대응에 나선 상태다. 로이터통신은 허쉬, 몬델레즈 등은 코코아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자 추가 가격 인상을 계획하고 있다고 지난달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업체들이 가격 인상 외에도 제품 크기를 줄이거나 제품에서 초콜릿 함량을 줄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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