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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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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미술사를 쉽고 빠르게 알고 싶다면?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3.15 11:03

-[신간] 채효영 '공부하는 어른을 위한 최소한의 서양미술사'

책 이미지

▲.


우리가 살고 있는 2024년은 AI가 영화를 만들고, 미술품을 창조하는 놀라운 시대입니다. 미술은 그 시대와 함께 한다는 관점에서 볼 때 AI가 만드는 미술작품은 응당 당연할 지도 모릅니다. 미술은 그 시대와 숨 쉬며 호흡합니다. 채효영의 공부하는 어른을 위한 최소한의 서양미술사는 예술이 시대와 어떻게 호흡해 왔는지를 되짚어보며, 독자들에게 과거와 현재, 미래 사이의 연결고리를 제공합니다.


그리고 미술작품을 통해 시대를 이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그 이면에 감춰져 있는 모습도 들여다볼 수 있습니다. 19세기 서양 시민 문화의 이면을 한 번 느껴볼 수 있는 단면이있습니다 .


고전적 기법으로 그려진 여신의 이상화된 누드에 익숙했던 당시 사람들은 너무나 적나라한 현실적인 여인의 몸을 보고 경악했습니다. 게다가 여인이 한 목걸이, 팔찌, 발치의 꼬리를 세운 고양이 등은 노골적으로 이 여인이 창녀임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가장 도덕적인 시대라고 자부했지만, 매독이 만연했던 19세기 시민 사회의 기만적인 도덕관이 맨얼굴을 드러내는 순간입니다. 게다가 마네가 살았던 파리는 유럽에서 으뜸가는 환락의 도시였습니다. 당시 파리 인구의 16분의 1이 매춘과 관련된 일에 종사했다고 합니다.


---- 235쪽, 〈마네, 회화의 본질에 주목하다〉 중에서




'제국주의'로 세계를 파괴했던 유럽 사회는 파괴적 본능뿐만 아니라 문란함도 그 시대의 키워드라는 사실을 유추할 수 있습니다.


그리스 시대는 어떠했을까요?


<라피테스와 켄타우로스>에서 용맹한 전사 부족이라 알려진, 라피테스(복수는 라피타이)가 인간과 말이 합체된 형태의 괴물인 켄타우로스를 물리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전투 장면을 켄타우로마키centauromachy라고 부릅니다. 헤라클레스나 테세우스 등 그리스 신화의 대표적 영웅이 모두 참석했던 라피타이족의 결혼 잔치에서 벌어진 싸움을 다룬 이 주제는 그리스 미술에서 자주 다루어졌습니다. 이 주제를 즐겨 다룬 이유는 이민족과의 분쟁이 잦았던 고대 그리스의 상황 때문이었습니다. 그리스인의 생각에 이방인은 켄타우로스 같은 괴물이었으며, 그리스인은 바로 그 괴물을 무찌른 위대한 인간이었던 것이지요.


---- 46쪽, 〈적색상 기법 도기〉 중에서


알렉산더 대왕의 서남아시아 정벌로 대변되는 그리스 시대에는 미지의 세계를 정벌하는 두려움을 이겨내는 '용기'가 시대의 주요 가치였음을 추측할 수 있습니다.


작가는 단순히 미술사의 사실들을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예술 작품이 탄생한 시대적 맥락과 그 작품들이 당대 사회에 던진 메시지를 탐구합니다. 예술은 그저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그 시대의 문화, 정치, 사회적 이슈를 반영하는 거울과도 같은 역할을 해왔습니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19세기 파리의 사회적 모순, 고대 그리스의 신화적 영웅과 같은 다양한 시대를 넘나드는 예술 작품 속에 담긴 깊은 의미와 메시지를 탐색할 수 있습니다.


공부하는 어른을 위한 최소한의 서양미술사는 예술이 시대와 어떻게 대화하는지를 살펴보는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것입니다. 그리고 예술과 시대의 상호작용을 통해 우리가 어떤 교훈을 얻을 수 있는지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해 보게 합니다.


채효영 작가는 “서양사와 서양 미술의 가장 중요한 내용만 뽑았습니다. 구석기 시대부터 인상주의까지 서양의 역사가 예술가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어떤 미술사 책보다 간략하면서도 쉽고 명확하게 설명되어 있습니다. 이 책은 두껍지는 않지만 이 한 권으로도 서양미술사의 전체 흐름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고 자신했다.


제목 : 공부하는 어른을 위한 최소한의 서양미술사


저자 : 채효영


발행처 : 느낌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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