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서울 강북을 지역 공천을 받은 조수진 변호사가 후보 등록 마감일 직전 '성 범죄자 법률 지원' 논란으로 사퇴한 가운데, 당이 차점자인 박용진 의원 공천에 선을 긋고 나섰다.
4선 중진인 안규백 전략공관위원장은 22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해당 문제에 대해 “차점자가 승리하는 경우는 경선에서는 거의 없다. 전략공천만 가능하다"며 박 의원이 전략공천 후보군에 오를 '가능성'도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라고 일축했다.
안 위원장은 박 의원을 두고 “어떤 하자가, 하위 10~20%에 포함되거나 혹은 경선 과정에서 탈락한 사람"이라고 지칭했다. 그러면서 “특별한 경우가 아니고는 다시공천 받은 경우는 한 번도 없었다"고 단언했다.
이재명 지도부로부터 하위 10% 평가를 받은 박 의원이 전략 공천 대상자로 적합하지 않다는 의미로 보인다.
앞서 박 의원은 강북을 경선 승리자 정봉주 전 의원이 '북 지뢰 피해 장병 조롱 및 거짓 사과' 논란으로 공천 취소된 이후, 또다시 진행된 경선에서 조 변호사와 맞붙었다.
재경선에서는 기존과 달리 강북을 지역 투표에 주민(30%) 뿐 아니라 호남 등 다른 지역 당원들(70%)도 참여했고, 조 변호사 25% 가산·박 의원 30% 감산 등 총 55% 페널티가 적용됐다.
결국 이 경선에서 박 후보는 조 변호사에 거듭 패배해 고배를 마셨다.
그러나 이후 조 변호사 과거 성범죄자 변호 등과 관련해, “블로그에 '여성이 거절의 의사를 표현했어도 실제는 관계를 원하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하는, 성폭력에 대한 잘못된 사회 통념을 소개해 피의자 입장에서 유불리를 조언했다"(여성정치네트워크)는 식의 비판이 터져 나왔다.
이에 조 변호사는 결국 후보 등록마감일인 전날 “제가 완주한다면 선거 기간에 이 논란은 계속될 것"이라며 사퇴했다. 당이 '적격' 후보자로 선정해 경선에 붙인 인물 2명이 나란히 논란 끝 중도하차한 것이다.
이후 결정과 관련해 안 위원장은 “후보 등록일에 임박해 당 대표한테 모든 상황에, 당무에 대해 전권이 위임돼 있다"며 “당 대표가 여러 가지 의견을 듣고 있는 과정"이라고 권한 소재를 명확히 했다.
다만 전권을 쥔 이 대표가 안 위원장 설명처럼 직접 박 의원을 공천 배제한다면, '기만 논란' 등 후폭풍이 불가피해 보인다.
앞서 당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을 맡은 김부겸 전 총리는 “1등 하는 후보가 문제가 생겼을 때는 그냥 2등한테 준 전남·순천의 사례도 있고 그냥 (박 의원 공천) 주면 안 되냐(고 말했다)"며 “아마 이 대표도 그런 입장을 표현했는데 아마 최고위원들이 일단 '경선의 진분은 제척이 돼야 된다', 이렇게 이야기를 했던 모양"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이 대표는 경선 종료 뒤 이례적으로 경선 득표율을 직접 밝혀 박 의원 공천 배제 정당성을 강조했었다.
당시 이 대표는 “혹시 강북을 선거 결과가 궁금하지 않으냐"라며 “강북을 권리당원 투표는 조 후보가 53.76%, 박 후보가 46.25%였고 전국 권리당원은 박 후보가 23.15%, 조 후보가 76.86%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대표는 앞서 타 지역 뿐 아니라 강북을 지역 정봉주 전 의원과 박 의원 간 경선 때도 득표율을 공개하지 않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