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국회의원 총선을 2주 앞두고 여야가 여러 공약을 펼치고 있다.
정당들은 홍보를 위해 공약을 달성하는 데 어려움과 모순점을 숨긴다. 기후에너지 공약에서도 마찬가지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기후에너지 공약 중 하나로 작은 원자력 발전설비를 의미하는 소형모듈원전(SMR) 육성을 내세웠다.
SMR을 확대하겠다는 공약에는 우리 삶의 터전에 원전을 설치하겠다는 의미도 숨어있다.
대형원전과 차별화되는 SMR의 장점은 분산에너지로 활용 가능하다는 점이다.
분산에너지는 전력소비지와 생산지를 일치시켜 송전망 설치 부담을 덜겠다는 개념이다. 간단히 말해 우리가 일하는 곳에서 발전기를 돌린다는 뜻이다.
국민의힘은 분산에너지특별법에 정의하는 분산에너지에 SMR을 포함시키려고 고군분투했다.
SMR을 데이터센터나 산업단지와 연결해 쓰는 방안이 나온다. 출퇴근할 때마다 SMR 근처를 지나가는 모습을 상상해볼 수 있다.
SMR은 대형원전과 비교할 때 내부 부하를 덜 일으켜 훨씬 안전하다고 한다.
그럼에도 SMR에 닥칠 가장 큰 장벽은 기술개발의 어려움이라기보다는 생활권 인근에 SMR을 설치하도록 국민을 설득할 수 있는지에 달렸다고 생각한다.
더불어민주당은 재생에너지 지원 정책을 풀어 윤석열 정부의 재생에너지 보급 계획에서 확장, 2035년의 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중을 전체의 40%로 확대하겠다고 한다. 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의 2035년 신재생에너지(신에너지+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중 목표가 30.6%다.
현장은 재생에너지 설치 구역이 부족해 문제다. 전기요금에 두 배 가격을 쳐줘도 재생에너지가 늘지 못하고 있다.
지금 윤석열 정부의 재생에너지 보급 목표도 달성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오는데도 이런 목표를 세웠다.
재생에너지 보급량 감소는 이미 문재인 정부 말 때부터 시작됐다. 지난 2021년 태양광 신규 보급량은 3915메가와트(MW)에서 2022년 3278MW로 줄었다.
재생에너지 보급이 줄어든 원인은 재생에너지 설치구역을 제한하는 지방자치단체의 이격거리 규제라는 게 현장의 정론이다. 이격거리 규제란 지차제가 무분별한 재생에너지 보급에 불만을 품은 주민들의 민원을 감당하기 힘들어서 만든 규제다.
재생에너지 업계는 이격거리 규제를 빨리 없애야 한다고 아우성이다.
민주당은 공약에서 이격거리 규제 개선을 길고 긴 공약 중 한 문장으로 잘 보이지 않게 넣어놨다.
이격거리 규제를 건들겠다고 대놓고 나섰다가는 지역주민들 심기를 건드려 표가 떨어질 수도 있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
문재인 정부 때는 이격거리 규제 문제를 산업통상자원부 공무원들만 탓하다 넘어갔다.
정당들은 기후에너지 공약서 장밋빛 전망만 외치지 제일 중요한 문제점은 얼버무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