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의 작년 말 영업이익·매출이 전년 대비 약세를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단 연간 흑자 기록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적자에 허덕이는 경쟁사들에 비해 안정성이 돋보인다는 평가다. 올해는 가상자산 시장에 다시 불이 붙으며 다시 한번 실적 성장의 기회를 맞이할 전망이다.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는 최근 작년 회계연도에 대한 사업보고서를 공시했다.
두나무는 지난 2023년 매출, 영업이익이 각각 3년 연속 약세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21년 3조2714억원을 기록했던 영업이익은 작년에는 6409억원으로 급격히 축소됐다.
이는 2021년 말 이후 투자심리 위축과 경기침체 등에 의해 오랜 기간 가상자산 시장이 빙하기를 겪은 데 따른 것이다. 두나무의 매출 95% 이상이 업비트에서의 코인 거래 수수료 매출에서 나오는 만큼, 가상자산 업황에 따라 실적이 크게 등락하는 경향이 있다.
단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중 두나무가 유일하게 유의미한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이는 점은 긍정적이다. 점유율 2위 빗썸의 경우 작년 3분기 말 기준 누적 영업이익 121억원을 기록했는데, 정작 3분기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한 데다 4분기 내내 적용된 수수료 전면 무료화 정책으로 매출이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 코인원·코빗·고팍스는 낮은 시장 점유율로 이미 오랜 기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올해는 연초부터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 거래 시장이 활황을 보이며 두나무도 다시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연초 5700만원대에서 거래되던 비트코인은 올 1분기 내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출시 등 호재를 거치며 급격한 시세 상승을 이뤘다. 현재는 글로벌 시세 9500만원대에서 거래 중이며 업비트에서는 1억원을 돌파한 상태다. 이에 따라 다른 알트코인 종목들의 거래량도 함께 커져, 업비트 내 총 거래대금은 3월 6일 기준 59억달러를 기록했다. 업비트 거래대금은 작년 일일 최대치가 10억달러 수준에 불과했다.
게다가 아직 가상자산 시장에 많은 호재가 남아 큰 실적 성장을 이룰 것이 유력하다. 당장 4월부터 비트코인 반감기가 도래하며, 연내 코인 시총 2위 이더리움의 현물 ETF 출시 가능성이 점쳐진다. 비트코인 ETF 때처럼 이더리움 ETF 출시 때도 대규모 기관 자금이 들어와 전반적인 시장 활황을 이끌 전망이다.
두나무가 보유한 가상자산의 평가가치도 급등해 실적에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2022년말 두나무가 보유한 가상자산 평가가치는 2961억원에 불과했다. 그러나 현재 두나무가 보유한 가상자산 가치는 현재 시세 기준으로 2조원에 가까워졌을 것으로 분석된다. 두나무는 작년 사업보고서상으로 비트코인 1만6050개, 이더리움 8246개, 테더 878만9026개를 가지고 있다.
두나무 관계자는 “두나무는 디지털 자산, 증권, 자산관리 등의 분야에서 최고의 기술력을 제공해 왔으며, 웹3 시대 주역으로 도약하기 위해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며 “또한 2024년 7월 이용자보호법 시행을 앞두고 건전한 디지털 자산 시장을 조성하는 데 앞장서고 투자자 보호를 위한 금융당국의 노력에 적극 협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