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23일(수)
에너지경제 포토

박효순

anytoc@ekn.kr

박효순기자 기사모음




[헬스&에너지+] 봄철 ‘수두 유행’ 우려…환자 접촉땐 ‘100% 감염’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3.31 15:30

■ 2019년 대유행 이후 올해 증가 조짐 ‘당국 긴장’

올해 3월 신학기 접어들어 누적 5500명 발생

4~6월 유행 추세 “손씻기·기침차단·환자격리”

5~9세 최다발병, 백신·해열제 적극 치료 권고

질병관리청의 수두 증상 및 예방법

▲질병관리청의 수두 증상 및 예방법 홍보자료.

3월 신학기 이후 어린이와 청소년을 중심으로 수두(水痘)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법정감염병인 수도는 머리에 물이 차는 수두증(水頭症, 뇌수종·물뇌증)과는 다른 질환으로 피부에 병변이 발생한다.


질병관리청(질병청)은 수두를 올해 봄철에 주의해야 할 대표 감염병으로 지정했다. 지난 2019년 무려 8만 2868명이 발생하는 대유행을 겪었고, 이후 환자가 줄다가 올해 다시 크게 늘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질병청 '전수감시 감염병 발생 현황'에 따르면, 수두 환자는 2022년 1만 8547명, 지난해 2만 6922명으로 집계됐다. 올해는 지난 3월 23일 기준 수두 누적 환자 총 5513명으로 집계됐다. 보통 3월 신학기를 기점으로 환자 수가 상승세를 보인 뒤 4∼5월 사이, 늦게는 6월까지 본격 유행하는 경향을 나타낸다.


이에 따라, 질병청과 지방자치단체는 수두에 경각심을 높이는 홍보활동을 강화하는 동시에 손씻기, 기침예절, 환자 격리, 적극적인 진료 등을 당부하고 있다.




◇ 기침·재채기 공기로, 물집 접촉으로 전염…환자 격리치료 중요


서울아산병원에 따르면, 수두는 헤르페스 바이러스의 일종인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로 발생하는 질환이다. 수두의 원인균은 대상포진을 일으키는 원인균과 같다.


수두에 걸리면 가렵고 물집이 잡히는 피부 발진이 발생한다. 다른 사람에게도 쉽게 전파된다. 수두 환자와 같은 집에 살면 면역이 없는 이상 거의 무조건 감염된다는 것이 전문의의 견해다.


수두는 수두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가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공기를 통해서도 전염된다. 또한 수두 환자와 직접 접촉, 수두 물집에서 나오는 진물 등을 통해 원인균이 체내로 들어옴으로써 전염이 일어난다. 수두는 전염성이 강해 수두 환자와 접촉하면 거의 100% 감염된다.


나이를 불문하고 누구든지 수두에 걸릴 수 있지만 5~9세 어린 연령층에 잘 발생한다. 지난해 수두 환자를 5세 단위로 살펴보면, 5∼9세 구간의 환자가 가장 많았고, 10∼14세, 0∼4세 환자도 상당했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초·중·고교, 군대 등 집단생활에서 전파될 가능성이 큰 특성 때문이다.


수두에 걸리면 보통 2∼3주의 잠복기를 거친 후 미열·두통·근육통이 발생한다. 이어서 붉은 피부 발진이 생기는데, 피부가 작은 점 크기로 오돌토돌 솟아나는 것부터 시작한다. 성인과 소아에 다소 차이가 있는데, 소아에서 더 빠르게 발진과 수포가 발생한다.


물집은 시간이 경과하면 딱지(가피)가 생긴다. 가피는 중심부에서 형성되며, 5~20일 정도가 되면 떨어진다. 피부 발진은 몸통, 두피, 안면 부위, 팔다리에 무리를 지어 나타난다. 모든 단계의 피부 발진이 동시에 발견되는 것이 특징이다.


수두 증세가 심하거나 심각한 합병증이 있지 않다면, 병원에 굳이 입원할 필요는 없다. 병원에서도 해열제·진통제 투여 등 증세 치료와 흉터 방지 등 치료가 중심이 된다. 피부 발진이 발생한 지 24시간 이내에 먹는 아씨클로버(항바이러스 제제)를 사용하면 빠른 치유 효과가 있다. 피부 병변에 가피가 형성되고 건조되기 전까지는 전염성이 있으므로 병원 입원 시 환자를 격리해야 한다. 격리 병실이 없어서 일반 1인실에 입원을 하더라도 격리병실 입원으로 건강보험 처리가 가능하다.


해열제로는 '라이증후군'을 일으킬 수 있는 아스피린 대신 아세트아미노펜을 사용한다. 라이증후군이란 인플루엔자나 수두 등 바이러스 질환에 걸린 소아에게서 발생하는데, 아스피린 등 살리실산제제의 복용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학계는 추측하고 있다. 급성 뇌증과 함께 간의 지방병변을 초래하는 질환으로 심한 구토와 함께 경련, 혼수, 사망에 이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수두는 백신으로 예방할 수 있다. 금기사항이 없는 생후 12~15개월의 모든 소아에서 시행한다. 수두에 대한 면역력이 없는 소아로서 정기접종 시기(생후 12~15개월)에 접종을 받지 못한 소아는 만 13세 미만일 경우 1회 접종, 만 13세 이상은 4∼8주 간격으로 2회 접종한다.


이전에 수두를 앓은 경우에는 이미 면역력이 있으므로 수두 환자와 접촉하더라도 다시 감염되지는 않지만 면역이 저하되어 있는 경우에는 여러 차례 앓을 수도 있다.


수두 유행 이미지

▲봄철 신학기 이후 어린이집, 유치원, 초·중학교를 중심으로 수두 환자가 늘고 있어 유행을 방지하기 위한 방역당국과 학부모들의 노력이 요구된다. 사진은 수두 유행을 알리는 TV 방송 이미지. 사진=TV 화면 캡처

◇ 수두 감염자 50세 이후 면역력 저하로 '대상포진' 이어질수 있어


순천향대 서울병원에 따르면, 수두에 감염되면 증상이 사라진 후에도 바이러스가 신경절에 잠복해 있다가 면역력이 떨어지는 시기에 신경절을 따라 통증과 가려움을 동반하는 수포로 발현한다. 다름아닌 대상포진이다. 50세 이상이 대상포진의 취약 연령이다. 대상포진을 앓았다는 것은 과거에 수두를 앓았다는 증거이기 때문에 수두 예방접종을 할 필요가 없다.


대상포진 환자들은 오한 및 발열, 속이 메스껍거나 권태감이 생기는 등 마치 감기에 걸린 것 같은 증상을 호소한다. 쑤시고 아픈 증상, 열이 나고 무거운 느낌 등 다양하다. 이러한 증상과 함께 수일 후에 수포발진이 올라오기 시작하는데, 본격적인 수포발진 전 나타나는 증상은 초기 감기 증상과 구분하기 어려워 방치하거나 감기약을 복용하는 등 적절한 초기치료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일반적으로 수포가 올라오기 전까지는 대상포진을 확진하기 어렵고, 통증은 수포발진이 나타나기 평균 4~5일 전부터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부분의 환자가 대상포진을 환절기 감기로 여기고 조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한 채 증세가 악화되어 결국 입원치료를 받는 경우도 상당하다. 치료 후 띠 형태의 수포성 발진으로 인한 흉터뿐 아니라 심각한 통증과 감각이상 등 후유증을 동반한다.


늦게 치료할수록 통증 후유증의 강도가 심해 평생 통증치료를 받는 경우까지 생긴다. 최근에는 대상포진을 예방할 수 있는 성인 백신이 다양하게 나와 있다. 주로 50세 이후부터 접종이 가능하다. 고령자나 면역이 약한 사람들은 백신 접종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국내외 연구에 따르면, 대상포진의 대표적인 합병증인 '대상포진 후 신경통'은 환자의 10~18%가 겪게 된다. 이 합병증은 수면방해, 우울증, 만성피로 등을 유발해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린다. 대상포진 환자의 10~25%는 안구에 대상포진을 겪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안구 대상포진 환자의 50% 이상은 만성 재발성 안질환 및 시력저하, 시각상실 등을 겪게 된다.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