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집단에너지 사업 허가 시 정부 전력수급계획을 벗어나면 사업허가 취득이 불가능해질 전망이다. 집단에너지는 열과 전기를 동시에 생산하는 에너지 생산 방식으로 전력수급계획의 통제를 받지 않았던 전과는 전혀 다른 사업환경에 처해진단 의미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전력수요 증가와 재생에너지 발전 등의 증가로 전력수급 불안정이 커지자 집단에너지사업도 정부 전력수급계획에 의해 통제받을 수 있도록 최근 '집단에너지사업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마련, 다음달 8일까지 의견수렴을 위한 입법예고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시행규칙 개정안에서 정부는 집단에너지 사업허가 대상자의 평가와 선정에 관한 기준 및 사업계획서 작성기준을 고시할 수 있게 규정을 마련했다. 집단에너지 허가신청이 전력수급계획상의 계획 설비용량을 초과하는 경우 한정된 설비용량 내에서 열 공급의 시급성, 계통안정성 및 전력수급계획과의 정합성을 고려해 사업허가대상자를 선별할 필요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사업허가신청서 상의 허가처리절차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는 이유도 작용했다.
산업부는 이번 법 개정을 통해 “한정된 전력수급 계획 설비 잔여용량을 경쟁력 있는 사업자에게 효율적으로 배분함으로써 국가전력망의 안정적ㆍ체계적 운용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와 관련, 산업부는 올해 수립 예정인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집단에너지를 포함할 예정이다. 이번 시행규칙 개정 작업은 전기본에 집단에너지 사업을 포함하기 위한 사전 작업으로 풀이된다.
집단에너지는 열병합발전소 등 당초 열 생산을 목적으로 만들었지만 남는 열에너지를 활용, 전력을 생산하는 사업 구조다.
전력시장에서도 열병합발전소는 다른 석탄, 원자력 발전소 등 중앙급전발전기와 달리 직접 통제를 받지 않는다. 중앙급전발전기는 전력수급 상황에 따라 전력거래소로부터 통제를 받는 발전기다.
하지만 최근 데이터센터 확대 등으로 전력수요가 급증하고 재생에너지 발전이 늘면서 전력수급 안정에 점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는 봄철 태양광 발전이 급증하자 오는 6월 2일까지를 전력계통 안정화기간으로 정하고, 여름과 겨울에도 전력수급 대책기간을 마련하는 등 사실상 1년 내내 전력수급 안정을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이번 시행규칙 개정작업이 완료되면 집단에너지도 이 같은 전력계통 안정을 위한 목적에서 정부 통제를 받을 것으로 예측된다.
집단에너지 사업은 이미 전력시장에서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집단에너지사업 편람에 따르면 지난 2022년까지 전기를 공급 중인 집단에너지 설비의 총 용량은 1만4912메가와트(MW)에 이른다. 1000MW 원자력 발전설비 14개에 달하는 규모다.
집단에너지 설비 총 용량은 지난 2012 9095MW로 최근 10년간 63.9%(5817MW)나 늘었다.
지난해 집단에너지 총 발전량은 5만6599기가와트시(GWh)로 국내 총 발전량 59만3949GWh의 9.5%에 달한다.
이번 정부 계획에 대해 한 집단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집단에너지 사업이 전기본 통제를 받는 일이 결코 반가운 소식은 결코 아니다"며 “열 생산에 차질이 없도록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