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성정보의 주가가 급락했다. 지난주 공시된 대규모 유상증자 결정이 이날 투자심리를 급격히 위축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인성정보가 작년 끌어들인 150억원의 사채가 실적 부진의 원인이 된 가운데, 이를 변제하기 위한 3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 유상증자(이하 주주배정 유증) 결정이 주가에 독이 된 모습이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인성정보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590원(16.57%) 하락한 2970원에 마감했다.
코스닥 상장사 인성정보는 종합 IT 서비스 기업으로 클라우드 기반 AI 및 업무환경 서비스, 원격진료 헬스케어, 데이터센터 등 인프라 솔루션을 제공하는 업체다.
특히 올해 인성정보의 사업과 관련된 호재가 떠오르며 인성정보의 주가도 수 차례 급등했다. 연초 3000원대에 머물던 인성정보 주가는 1월 미국 오픈AI의 GPT스토어 출시, 2월 의료파업에 의한 비대면 원격의료 허용 기대감에 거듭 상한가를 기록했다. 그 결과 인성정보는 2월 19일 장중 52주 최고가이자 2014년 이후 최고치인 6280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3월부터 인성정보 주가는 내리막길을 타기 시작했다. 과도하게 오른 주식에 대한 대규모 매물 출회와 더불어 좋지 않았던 작년 실적에 발목을 잡힌 것으로 보인다. 작년 매출은 3년 연속 증가(3652억원)했지만 영업이익(52억원)이 비중이 여전히 낮았으며, 당기순이익이 -8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이는 금융부채 및 금융비용이 증가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2022년까지 인성정보가 보유한 사채는 하나도 없었지만, 작년에만 150억원에 달하는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 사채가 한꺼번에 잡히며 비유동부채도 3배 가까이(137억원→361억원) 증가했다. 이에 따라 금융비용도 40억원에서 72억원으로 약 두 배 커졌다. 실제로 P-CBO 발행 금리는 2020년 당시 1%대였지만 금리인상기였던 2022년 6%대로 급등했으며, 작년에도 4%대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이에 따른 문제가 이달 5일에 다시 한번 터졌다. 인성정보가 채무를 상환하기 위한 자금 확보 방안으로 주주배정 유증을 선택, 공시한 것이다. 공시를 보면 인성정보는 발행가액을 2660원으로 하는 신주를 1130만주 새로 상장한다고 밝혔다. 금액 기준으로는 약 300억원으로, 이날 기준 인성정보의 시가총액이 1165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약 25%에 달하는 규모다. 신주배정기준일은 오는 5월 13일, 신주 상장예정일은 7월 12일이다. 우리사주조합·구주주 청약 및 초과청약결과 발생한 실권주에 대해서는 6월 25일~26일에 일반공모 청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자금조달 목적을 살펴보면 작년 9월 발행된 P-CBO 사채를 갚는데 신주 중 절반이 넘는 160억원이 예정됐다. 이에 회사가 써버린 사채를 갚기 위해 주주의 돈을 끌어들인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외에도 신사업 확대 등 운영자금 확보에 80억원, 자회사 아이넷뱅크 유증 참여에 60억원이 할당돼 있다.
이날 주가 급락도 갑작스러운 채무변제용 유상증자에 따른 투심악화에 의한 것으로 해석된다. 통상 주주배정 유증은 투자자들 사이에서 지분가치 희석에 따른 악재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또 다른 코스닥 상장사 HLB생명과학 역시 채무상환을 위한 주주배정 유증 여파로 주가가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5일까지 9거래일 연속 하락해 총 34.57% 빠졌다.
인성정보 측 관계자는 “작년 자금 경색 여파로 어쩔 수 없이 P-CBO 사채를 차입했지만 이자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 만기가 2026년임에도 조기 변제하려 한다"며 “채무변제 목적으로 할당된 액수가 크지만 헬스케어 등 신사업 확대를 위한 운영자금 확보 목적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