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총선을 하루 앞두고 지자체와 힘을 합쳐 기존의 이미 발표된 뉴빌리지와 1기 신도시, 재개발·재건축 등 패스트트랙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재개발은 동의율을 완화하고 재건축은 안전진단 면제 외에도 통합심의 등을 통해 절차를 축소해서 추진 속도를 올리는 것을 골자로 한다.
국토교통부는 전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도시주택 공급 점검회의'에서 정부와 지자체가 원팀을 구축해 노후 주거지 개선에 인허가 기간단축, 인센티브 제공 등을 원스톱으로 처리하는 패스트트랙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9일 밝혔다. 이를 통해 뉴:빌리지, 재개발·재건축 그리고 노후계획도시 정비 등 다양한 유형의 도시·주택 정책을 통한 신속한 노후주택 정비가 가능할 것으로 국토부는 전망하고 있다.
◇ 뉴빌리지, 용적률 확대 및 층수·동의율 완화
먼저 '뉴:빌리지'는 전면 재개발이 어려운 노후단독, 빌라촌 등 노후 저층 주거지역 주민에게 필요한 기반시설과 편의시설을 패키지로 지원하는 사업이다. 신속한 사업추진을 위해 제도적 개선을 추진하고, 정부·지자체가 협력해 사업 기획 및 발굴 과정에서 이를 적용할 계획이다.
도시재생활성화계획 수립 시, 지자체가 협력해 사업계획을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도시계획(지구단위계획) 변경을 의제해, 용적률 및 층수 완화('국토계획법' 시행령 개정, 6월) 등 인센티브가 즉시 부여되도록 개선한다.
소규모주택정비사업도 주민합의체 구성을 위한 동의율 완화(100%→80%, 자율주택정비)와 기존 도시·건축 분야 외에 교육·교통·재해 등을 통합심의('소규모정비법' 개정 추진, 6월)를 할 수 있도록 개선하면, 약 6개월 가량 사업 기간이 단축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기존 도시재생사업 등으로 지자체에서 검토 중인 사업 중 주거환경 개선이 시급한 곳은 뉴:빌리지로 전환해 기반시설 등을 국비 지원한다. 또 주민수요 조사 등 지역 여건을 감안해 지자체에서 사전에 뉴:빌리지 사업을 준비할 수 있도록 통상 8∼9월에 실시하는 지자체 설명회도 4월 내(17일) 개최할 예정이다.
◇ 노후계획도시, 기본계획·기본방침 병행 수립
노후계획도시 정비 패스트트랙도 마련한다. '노후계획도시정비특별법'에 따른 재건축 연한 미적용, 안전진단 면제 등과 같은 법정 절차단축 제도 외에도, 재건축 연한 미적용(4년), 안전진단 면제(1년) 등 법정제도를 통해 약 7년 기간 단축이 전망됐다.
주민·정부·지자체·공공기관으로 구성된 '노후계획도시 정비 거버넌스'를 통해 기본계획과 기본방침을 병행 수립(약 2년 단축)하고, 공사비 등 주민부담과 갈등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마련(약 1년 단축)하는 등 패스트트랙으로 약 3년의 추가 사업속도 제고 효과가 기대된다.
예로 거버넌스를 통한 공사비 검증, 주민부담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공공기여 비율을 조례로 설정하고, 상승된 용적률의 가치를 금액으로 환산해 공공기여 방식을 다양화하는 등 주민갈등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또한, 노후계획도시 정비사업의 경우 특별법 상 주거단지 정비형, 중심지구 정비형 등 특별정비구역의 유형이 정형화 돼있는 만큼 향후 유형별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등 갈등 요소를 사전에 최소화할 계획이다.
◇ 재개발·재건축, 통합심의 적극 시행 등 추진
재개발·재건축도 패스트트랙을 구축한다. 그 동안 정비사업은 13~15년의 사업기간이 소요됐으나 이를 최대한 단축해 10년 이내로 사업이 완료될 수 있도록 선제적 제도개선 및 신속한 인·허가를 지원한다.
패스트트랙 도입을 위해 법률 개정이 필요한 내용(안전진단 통과시기 조정 등)도 있지만, 법률 개정 전이라도 정부의 정책 방향에 지자체가 함께해 현장에서 빠르게 효과가 발생하도록 지자체와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한편 서울시의 경우 시 자체적으로 '재개발·재건축 지원방안'을 발표해 개정 법률에 도입된 통합심의를 적극 시행하고, 공공 기여에 따른 용적률 조건을 완화하는 등 지자체 차원의 규제도 개선해 사업속도를 높이고자 적극 지원하기로 발표한 바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정부는 지자체와 협업을 통해 신속한 인·허가와 인센티브가 대폭적으로 지원될 수 있도록 정부-서울시 주택협의체, 시·도 정비협의체 등을 통해 수시로 소통하며 지자체의 요청사항을 적극적으로 제도에 반영해 나갈 예정이다"고 말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과거와 달리 인허가보다는 개별 조합원들의 자금여력, 즉 추가분담금을 얼마나 감당할 수 있으냐가 정비사업 추진의 관건이 된 상황이기에, 단기에 정비사업의 활성화는 쉽지 않다"며 “다만 향후 시장환경이 바뀔 때를 대비해서 제도적 추진기반을 정비하는 것은 꼭 필요한 사안이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