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공업체 매일유업이 저출산에 따른 소비인구 감소 등 시장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메디컬푸드와 베이커리로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우유·분유 등 유가공 매출 비중이 60% 초반에 이르는 사업 구조를 환자식·고령친화식의 메디컬푸드와 다양한 연령층에 소구력이 놓은 제과·제빵 사업에 과감한 투자로 신수익 창출 동력을 확보하려는 경영 강도를 높이고 있는 것이다.
11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매일유업 자회사인 엠즈베이커스는 지난 1일 식빵 전문 베이커리 브랜드 '밀도'를 운영하는 더베이커스와 영업양수도 계약을 맺었다.
2015년 선보인 밀도는 전국에 매장 10곳을 두고 젊은 세대 사이에서 '줄 서서 먹는 빵집'으로 인기가 높다. 2022년 5월 매일유업의 식물성 음료 브랜드 '어메이징 오트'와 협업상품인 비건 통밀식빵을 출시하면서 서로 인연을 맺은 바 있다.
매일유업은 2021년 기존 CK디저트 사업부문을 떼어내 별도법인 '엠즈베이커스'를 설립해 케이크·마카롱 등을 카페·편의점에 납품하고, 온라인 채널로 빵을 판매하는 방식으로 B2B(기업간 거래),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활동을 전개하며 베이커리 베이커리 사업을 꾸준히 키워왔다.
2021년 50억원을 투자해 더베이커스의 지분 35.7%를 매입했던 매일유업은 이번에 베이커리 브랜드 밀도를 인수하는 조건으로 해당 지분을 다시 더베이커스에 넘겼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밀도 사업권 인수를 계기로 매일유업이 식빵 등 베이커리 전반으로 제빵 라인업을 확장하는 토대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매일유업뿐만 아니라 자회사 엠즈베이커스와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최근 성장하는 B2B 사업과 온라인 시장 등을 확대하는 동시에 장기적으로 글로벌 시장으로 베이커리 사업을 넓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베이커리뿐 아니라 매일유업은 환자식·고령친화식 사업도 본격화할 방침이다. 지난달 29일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매일유업은 정관 변경을 통해 사업 목적에 '건강기능식품 제조·판매·수출입업', '특수의료용도 식품 제조·판매·수출입업'을 추가했다.
기존 단백질·성인영양식에 이어 환자·고령친화 영양식으로 건강기능식품 사업 카테고리를 넓힌다는 목표다. 환자나 고령층의 건강 상태를 반영해 영양분 등을 맞춤형으로 제공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강화할 전망이다.
이를 위해 올해 신설된 메디컬푸드 사업부를 통해 기존 의료영양 전문기업 '엠디웰아이엔씨'가 담당하던 중장년 영양식·환자식 사업을 맡는다. 엠디웰아이엔씨는 2007년 지주사인 매일홀딩스와 대웅제약이 지분을 50%씩 투자해 설립한 자회사다.
지난해 말 매일홀딩스가 보유 지분을 전량 매각했는데, 이 과정에서 매일유업이 영업권 양수도 계약을 맺어 전문 환자식 사업을 단독으로 운영하게 됐다. 전문성 강화라는 취지로 매일홀딩스는 자회사 매각과 함께 대웅제약과의 협업도 마무리됐다.
매일유업은 기존 엠디웰아이엔씨의 메디컬푸드 사업 노하우를 기반으로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기존 B2B 사업뿐만 아니라 B2C 사업을 통해 환자식·고령친화식 제품을 선보이며 시장 입지를 다진다는 방침이다.
이같은 매일유업이 신사업 포트폴리오 확대를 서두르는 이유는 사업구조 다각화를 통해 높은 유가공 사업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서다.
지난해 매일유업 매출은 전년(1조6856억원)보다 5.8% 오른 1조7830억원을 기록했다. 여전히 우유·분유 등 유가공 매출이 61.52%(1조969억원)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