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해 중·장기적으로 일관되게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여당의 총선 참패로 밸류업 프로그램의 추진 동력이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일각에서 조성된 데 대한 입장을 밝힌 것이다.
이 원장은 15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대한상공회의소 금융산업위원회 초청 강연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이 같이 말했다.
이 원장은 “어떤 정당이 우리 자본시장에 붐을 일으켜 과거 부동산에 매여 있던 우리 자산운용의 틀을 생산적이고 다양하고 건강한 분야로 옮기는 것에 반대하겠냐"고 지적했다.
법인세·배당소득세 감면 등 밸류업 프로그램 인센티브에 대해서는 “자본시장에서 취득한 소득에 대해 어떤 형태로 세금을 부과하는 게 공정한지 공론의 장에서 얘기해볼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 원장은 “기업의 순이익을 볼 때 법인세가 과세가 되는데 경우에 따라서 부가가치세에 또 과세하는 경우가 있어 배당소득세는 여러 번 과세된다고 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또 “밸류업 프로그램은 기본적으로 잘한 기업에 인센티브를 주는 정책"이라며 “1∼2년만에 주주환원 정책을 못 하는 기업을 기업시장에서 어떻게 한다는 건 바람직하지 않고 (부실기업에 대한 거래소 퇴출은) 불공정 거래 대응이나 거래소 운영의 적정성 차원"이라고 말했다.
이 원장은 야당의 총선 압승에 따른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추진 동력 약화에 관해 “자본시장에 들어와 본 개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금융투자소득세 폐지가) 주가 추세 형성에 도움이 되는지 등에 다양한 의견이 있다"며 “이달 개인투자자와 함께 공매도·밸류업 관련 간담회를 준비 중"이라고 답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구조조정 현황에 대해서는 “채산성이 안 맞는(낮은) 부동산이나 브릿지론은 주인이 바뀌는 게 적절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진행이 된 본 PF나 조금만 노력하면 사업성을 (회복)할 수 있는 사업장은 원활한 촉진 차원에서 함께 노력하는 금융사에 한시적 인센티브를 주는 방법 등 자금 공급을 전제로 구조조정을 병행하는 투트랙을 짜고 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민주당 양문석 의원의 편법 대출 의혹에 대해서는 “지난 몇 년간 수십차례에 걸쳐 부동산 규제 정책을 했는데 이를 우회해 불법적인 방법으로 자산을 취득하는 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개인에 책임을 지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