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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우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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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학개미, 나이키·스벅은 사도 20% 오른 쿠팡은 안샀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4.21 12:29

쿠팡 멤버십 요금 인상 ‘호재’...주가 급등

서학개미 순매수 종목 상위에 쿠팡 없어

테슬라 등은 주가 부진...“FOMO 온다”

쿠팡 CI

▲쿠팡 CI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쿠팡의 주가가 최근 눈에 띄는 상승세를 보인다. 유료 멤버십 요금 인상에도 불구하고 확보된 고정고객이 많아 그에 따른 수혜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같은 성장에도 국내 '서학개미(미국주식 투자자)'들은 대부분 쿠팡을 매수하지 않았는데, 오히려 서학개미가 선택한 종목들의 주가는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뉴욕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9일(현지시각) 쿠팡의 주가는 전일 대비 0.29달러(1.30%) 하락한 22.01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비록 한 주의 마지막 날 약세를 기록했지만 쿠팡 주가는 최근 한달 동안 19.49%, 올해 들어서는 39.92% 급증했다.


시가총액으로 봐도 쿠팡의 성장을 체감할 수 있다. 19일 종가 기준 쿠팡의 시가총액은 394억7100만달러로, 같은 날 원·달러 환율 1379원을 적용했을 때 한화로 약 54조4305억원이다. 이는 현재 유가증권시장 시총 5위 삼성전자 우선주(53조6522억원)보다 크면서 4위 삼성바이오로직스(55조5869억원)에 조금 못미치는 수준이다.


이는 최근 쿠팡이 유료 멤버십 요금을 인상해 그에 따른 실적 성장 기대감이 주가를 부양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12일 쿠팡은 월 4990원이었던 '와우 멤버십' 요금을 7890원으로 인상하는 강수를 뒀는데, 오히려 주가가 전일 대비 11.49% 급등해 투자자들의 호응을 불렀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초기 20% 회원 이탈을 가정해도 회비 수익만 2220억원이 증가한다"며 “이탈이 없을 경우 회비 수익은 현재의 8380억원에서 1.3조원으로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미 쿠팡은 지난 2022년 6월에도 와우 멤버십 가격을 2900원에서 4990원으로 인상했으나 오히려 회원 수가 빠르게 증가했던 전례가 있다. 기존에 확보된 고객이 그대로 서비스를 유지하는 '록인(lock-in)' 효과가 입증된 것이다. 현재 쿠팡의 국내 MAU(월간 활성 이용자 수)는 2800만명으로 이번 가격 인상 후에도 이용자 이탈을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수준으로 보인다.


다만 미국주식에 투자하는 '서학개미'들은 쿠팡을 거의 보유하지 않아 혜택을 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한 달(3월19일~4월 19일)간 국내 서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테슬라(3억6797만달러), 2위(1억9471만달러)는 대표 반도체 상장지수펀드(ETF)인 'SOXL'이었다. 이외에도 마이크로소프트, 비트코인 선물 ETF 등 다양한 종목들이 서학개미들의 선택을 받았지만 쿠팡은 순매수 상위 50종목 가운데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단 쿠팡과 달리 서학개미 순매수 상위 종목들의 주가는 대부분 부진했다. 테슬라의 주가는 최근 한 달간 15% 급락했으며, SOXL의 주가 하락폭은 30%를 넘어섰다. '매그니피센트7'의 또 다른 일원인 마이크로소프트도 동 기간 7%대 낙폭을 보였다.


쿠팡과 비슷한 유통 관련주인 나이키(순매수 1177만달러), 스타벅스(1046만달러)도 순매수 순위에 이름을 올렸으나 주가가 부진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나이키는 최근 한 달 동안 주가가 6.24%, 스타벅스는 4.42% 하락했다.


이에 저조한 주가 수익률을 보인 서학개미 중 일부는 쿠팡을 주가 선전을 보고 '포모(FOMO) 증후군'을 호소하기도 했다. 한 미국주식 투자자는 “투자금 대부분을 테슬라에 넣고 남은 자투리 금액을 소수점 거래를 통해 쿠팡에 투자했다"며 “정작 테슬라 주가는 날이 갈수록 떨어지고 얼마 안 되는 쿠팡 주식만 뛰어올랐는데, 볼 때마다 아쉬운 마음이 든다"고 밝혔다.


유정현 연구원은 “쿠팡은 단순한 유통 기업에서 플랫폼 기업으로 사업 모델이 업그레이드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국내 지배 사업자로서 지위를 유지하는 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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