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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 장기화…기업들 예금 깨 대출 상환한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5.07 13:05
서울 명동 거리.

▲서울 명동 거리. 연합뉴스

고금리 장기화가 길어지자 기업들이 정기예금을 해지하고 빚부터 갚는 분위기다. 기준금리 인하 시점도 지연되고 있어 이같은 추세는 올해 상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은행의 저축성예금(정기예금, 정기적금, 기업자유예금, 저축예금) 중 잔액이 10억원을 초과한 계좌의 총예금은 771조7490억원이었다. 2022년 말(796조3480억원)보다 24조5990억원(3.1%) 줄었다. 지난해 상반기 중 23조9210억원 줄어든 데 이어 하반기 중에도 6780억원이 더 줄었다. 이 잔액이 두 반기 연속으로 줄어든 것은 한은이 2002년 상반기부터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래 이번이 처음이다.


10억원 초과 고액 예금 잔액은 2018년 상반기 500조원, 2019년 하반기 600조원, 2021년 상반기 700조원을 차례로 돌파하며 증가세를 보이다 800조원을 앞두고 후퇴했다.


세부적으로는 정기예금 잔액 감소가 전체 감소를 이끈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말 기준 10억원 초과 정기예금 잔액은 531조8180억원으로 2022년 말(564조5460억원)보다 32조7280억원(5.8%) 줄었다.


지난해 상반기 중 25조7300억원 줄어 반기 기준 역대 최대 감소 폭을 기록한 데 이어 이어 하반기 중에도 6조9980억원이 추가로 감소했다.




반대로 10억원 초과 기업자유예금 잔액은 2022년 말 219조8900억원에서 지난해 상반기 말 222조5850억원, 하반기 말 229조6100억원 등으로 점차 늘었다. 기업자유예금은 법인이 일시 여유 자금을 은행에 예치하는 상품이다.


은행권은 지난해 10억원 초과 개인 고객의 정기예금 잔액과 계좌 수는 늘어난 만큼 기업들의 자금이 빠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고금리 상황이 지속되자 정기예금을 해지해 대출 상환 등에 사용하고 있고, 나머지 돈은 입출금 예금에 넣어 운영자금 등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 말 기준 기업의 원화 예금 잔액은 637조5020억원으로 1년 전보다 5조8260억원(0.9%) 줄어 19년 만에 감소했다. 같은 기간 가계 예금 잔액은 853억8140억원에서 925조9810억원으로 8.5%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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