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아파트 입주 절벽이 본격화된다. 내년부터 3년간 입주물량은 직전 3년 입주물량 대비 반토막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공사비 상승과 부동산PF(프로젝트 파이낸싱) 경색으로 인허가 실적까지 급감하자, 새집을 선점하려는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30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내년부터 3년간(2025년~2027년) 수도권에는 총 23만4660가구(임대제외)가 입주할 전망이다. 이전 3년간(2022년~2024년) 입주물량 44만6595가구의 절반 수준(52.5%)으로 떨어진다.
서울의 경우 2026년 입주량이 전년 대비 13.6%(3255가구)로 쪼그라든다. 경기도는 내년에 올해의 59.9%(5만9419가구)가 입주하는데 그친다. 인천은 2026년에 직전 년 입주량의 64.1%(1만4475가구)로 줄어 감소가 본격화된다.
향후 공급확대를 기대하기도 어렵다. 국토교통부 주택건설실적 자료에 따르면 지난 2년(2022년~2023년)간 연 평균 수도권 아파트 인허가물량은 19만7192가구에 불과했다. 과거 10년간 연 평균 인허가물량 28만7110가구의 68.6% 수준에 불과하다.
새 아파트 공급 절벽이 가시화되자 특정 인기 지역 분양시장에는 과열 양상도 나타나고 있다. 2월 서대문구에 분양한 '경희궁 유보라' 전용면적 59㎡ 기준 10억이 넘는 분양가에도 경쟁률이 124대 1에 달했고, 3월 분당에 공급된 '분당 금호어울림 그린파크'도 경쟁률 45대 1을 기록하며 흥행했다. 늦지 않게 새 아파트를 선점하려는 수요가 몰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월에는 수원 '영통자이센트럴파크'는 수원 지역 84㎡ 기준 첫 '10억원'을 넘었지만 단기간 완판됐다.
분양권 거래도 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 1분기 수도권 분양권 거래는 3090건으로 작년 4분기(2851건) 대비 증가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지금 상황에 PF를 일으키기 쉽지 않으니, 인허가를 받았어도 착공에 엄두를 못 내는 사업장이 많다"라며 “앞으로 점점 새 아파트를 보기 힘들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