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동차 업계 '중견 3사' 한국지엠·르노코리아·KG모빌리티(KGM)는 그간 부진한 내수실적에도 '수출 호조'에 힘입어 판매량을 방어해 왔지만 지난달부터 이마저도 둔화세에 진입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엔 한국지엠을 제외한 2개사가 전년 동월 대비 수출시장에서도 하락세를 보였다. 이에 르노와 KGM이 하반기 적극적인 신차 출시를 통해 반등에 나설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국내 완성차 5개사의 지난달 국내외 판매 실적은 반조립제품(CKD)을 포함해 전년 동월 대비 1.3% 감소한 71만956대로 집계됐다. 글로벌 판매량이 전년 동월에 대비 늘어난 지난 4월 이후 한 달 만에 뒷걸음질 친 수치다.
전체적으로 판매량이 감소한 가운데 중견 3사 중 유일하게 한국지엠은 5만924대를 판매해 전년 동월 대비 27.2% 증가를 기록하며 23달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한국지엠은 지난달 전년 동월 대비 50.8% 감소한 2340대의 내수 판매를 기록했지만 수출이 이를 보완했다. 지난달 한국지엠의 해외 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37.8% 증가한 4만8584대를 기록했다. 이는 26달 연속 전년 동월 대비 판매 증가세다.
반면 르노코리아와 KGM은 수출마저 부진했다. 르노코리아는 지난달 내수 1901대, 수출 4777대로 총 6678대의 판매 실적을 거뒀다.
내수는 전년 5월 1778대 대비 6.9% 상승하며 다소 선방했지만 수출은 전년 동기 1만3376대보다 64.3% 감소했다. 이에 르노코리아의 지난달 전체 판매실적은 전년 대비 55.9% 감소했다.
KGM은 내수와 수출 모두 부진했다. KGM의 지난달 내수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16.8% 감소한 4001대, 수출은 18.3% 줄어든 4129대를 기록했다.
이처럼 중견 3사 실적의 차이가 발생한 이유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인기 신차의 유무'를 뽑았다.
한국지엠은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가 출시된지 1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뜨거운 인기를 보이고 있다.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수출, 내수 시장에서 영향력을 보였다. 트랙스는 5월 한 달 동안 전년 동월 대비 111.5% 증가한 3만1757대가 해외 시장에 판매되며 출시 이후 최대 해외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 내수 시장에서도 전월 대비 6.0% 증가한 1841대 판매되며 실적을 견인했다.
반면 르노코리아와 KGM은 큰 변화없는 라인업으로 소비자들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 르노코리아는 최근 사명과 엠블럼을 바꾸며 새로운 모델은 내놓았지만 실질적으로 기존 모델에서 엠블럼과 이름만 바뀌었을 뿐이라 여전히 식상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양사는 하반기 적극적인 신차 출시로 부진을 탈피하겠다는 전략이다. 르노코리아는 오는 하반기 신형 하이브리드 SUV를 출시할 예정이다.
오로라 모델은 하이브리드 중형 SUV로 볼보, 링크앤코 등에 사용되는 길리그룹의 CMA 플랫폼과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기반으로 설계됐다. 이 차량은 부산 모터쇼에서 첫 공개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KGM은 토레스 쿠페, 전기 픽업트럭, 코란도 후속 모델 등 다양한 신차 출시를 예고하며 하반기와 내년 실적 반등에 나설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