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카자흐스탄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은 카자흐스탄의 풍부한 광물자원과 한국의 우수한 기술력을 결합해 핵심광물 공급망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한국과 카자흐스탄의 협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며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더욱 호혜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파트너십으로 키워나가기로 했다"고 이같이 말했다.
양국은 우선 '핵심 광물 공급망 협력 파트너십 MOU'를 체결하고 핵심 광물의 공동 탐사부터 최종 사용까지 전 주기에서 협력한다. 대통령실은 “향후 경제성이 확인되는 광종에 대한 우리 기업들의 우선적 개발 및 생산 참여 기회를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카자흐스탄은 원유 매장량 세계 12위로 중앙아시아 최대 산유국이다. 또 원소 주기율표에 나오는 대부분의 광물이 있다고 할 만큼 광물자원이 풍부하다. 우라늄 매장량은 세계 2위이고 크롬(세계 1위), 아연(6위), 티타늄, 비스무트를 비롯해 2차전지 핵심 소재인 리튬 등도 매장돼 있다.
이날 정상회담을 계기로 SK에코플랜트는 카자흐스탄 산업건설부와 2차전지 핵심 소재인 '리튬광산 탐사·개발을 위한 협력 MOU'도 체결했다. SK그룹 내 2차전지 생산 계열사가 즐비한 만큼 원재료의 안정적 확보를 통한 시너지가 기대된다.
카자흐스탄 내 전력 산업에서도 한국 기업의 사업 참여 기회가 늘어난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카자흐스탄 에너지부는 이날 '전력 산업 MOU'를 체결했다. 카자흐스탄 내 석탄 화력발전 설비를 현대화하고 고효율·저배출 발전 분야, 재생에너지, 잠재적 프로젝트에 대한 정보를 교류한다. 국내 기업들의 현지 공략에 지원 인프라가 마련되는 셈이다.
특히 원자력·신재생발전에서 경쟁력이 높은 두산에너빌리티가 카자흐스탄 국부펀드 '삼룩카즈나'와 카자흐스탄 전력 산업 발전 협력에 관한 MOU를 체결했다. 카자흐스탄 복합 화력발전 사업과 재생에너지 프로젝트에서 협력을 겨냥한 것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삼룩카즈나가 운영하는 발전소는 카자흐스탄 전체 전력 생산량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카자흐스탄 정부는 2029년까지 기존 발전 시설 현대화와 폐기, 청정에너지 발전을 통해 총 11.7GW 규모의 추가 발전 시설을 확보할 예정이다. 삼룩카즈나는 이 가운데 11GW에 해당하는 프로젝트를 맡고 있다.
석유와 가스·석유화학 분야에서도 양국 협력은 확대된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카즈무나이가스와 석유가스 분야 신규 사업 추진 MOU를 맺었다. 아울러 카자흐스탄 카라사이 매립장의 매립 가스 발전 사업도 함께 추진한다. 총 209㏊의 쓰레기 매립장에서 발생하는 매립 가스를 포집하고 발전해 15년간 온실가스 617만 톤을 줄이는 것으로 사업비는 507억 원 정도다.
한국 기업들의 카자흐스탄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정책금융기관도 적극 나선다. 무역보험공사는 카자흐스탄 수출 신용 기관인 엑스포트와 '금융 지원 협력 MOU'를 맺고 기업들의 인프라 건설 참여를 지원한다.
한국이 강점을 가지는 △과학기술 △지식 △인사·행정 △고용 노동 △금융 분야에서도 카자흐스탄에 노하우를 전수하고 적극 협력에 나선다. 과학기술 인재 양성을 위해 카자흐스탄 '국제 장학 프로그램, 과학자 인턴십 프로그램(볼라샥)을 지원하고 고등교육기관 및 과학·연구 기관 교류도 한다.
정책 자문을 통해 카자흐스탄의 정책 결정 능력을 강화하고 인사 행정 분야에서도 협력할 방침이다.
양국 간 교류도 확대된다. 카자흐스탄 국적 항공사인 에어아스타나는 이달 15일부터 아스타나~인천 직항 노선 운항을 재개한다. 직항 노선 재개는 4년 만이다. 이밖에 카자흐스탄은 북한의 불법 자금 조달 차단을 위한 국제사회 노력에 적극 동참하기로 했다.
양국 정상은 북핵 문제를 포함한 역내 및 글로벌 안보 현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윤 대통령은 “북한의 불법적인 핵, 미사일 개발을 규탄하고 북한의 불법 자금 조달 차단 노력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공조에 계속 동참해 나가기로 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