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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니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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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어가는 K-인프라…잠재 성장률 유지하려면 투자 늘려야”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6.20 11:10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지난 18일 연구보고서 발표

출산율 줄고 노인인구 느는데 SOC 투자는 갈수록 ↓

프랑스·독일·미국 등 주요 선진국 대비 한참 부족

“정부 지출 늘리고 민간 투자 유도 위해 제도 개선해야"

출산율이 하락하는 동시에 노인인구가 증가하며 대한민국이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있다. 동시에 노후화된 시설물이 급증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에도 사회적 인프라 유지, 보수, 개선을 위한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이 최근 발표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저출산 고령화와 함께 심각한 사회 인프라 노후화에 직면해 있다. 우선 지난해 대한민국 출생아수(23만명)는 2000년(64만89명)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급격히 감소했으며, 출산율(2000년 1.48명→2023년 0.72명) 역시 2017년 이후 1명 이하로 떨어졌다. 출생아수가 줄어들자 노인인구 비중 또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 65세 이상 인구는 2020년 15.7%에 머물렀지만 2025년에는 20.3%, 2030년에는 25.3%까지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더불어 지방 중소도시는 인구 유출과 중첩되며 지역소멸 위기가 심화되고 있다. 지난해 2월 기준 전국 228개 지역 중 소멸위험지역은 무려 118개에 달했다.


이런 가운데 1970년~1980년대 건설된 기반시설도 덩달아 노후화면서 지구온난화에 따른 극단적 기후와 함께 국민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2022년 말 기준 시설물안전법 관리 주요 시설물 총 16만5282개소 중 사용연수가 30년을 초과한 시설물은 3만476개소로 전체 시설물의 18.4%를 차지했다. 건산연은 보고서에서 주요 시설물의 신규 공급이 없다는 가정 하에, 2032년 사용연수 30년 이상 노후 시설물은 총 7만7475개소로 전체의 46.9%를 차지할 것으로 추정했다. 특히 건축물을 제외한 주요 시설물의 경우, 2032년 사용연수 30년 이상 노후 시설물은 총 2만9568개소로 전체의 50.8%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기에 지구온난화로 인해 폭우, 폭염 등 극단적 기후가 잦아지면서 시설물 노후화로 인한 위험이 더욱 커지고 있다.


그러나 이를 보완 또는 대비하기 위한 우리나라 SOC 투자는 여전히 부족하다. 2018년 기준 우리나라의 육상시설(도로, 철도 등)과 항공시설을 합한 SOC 자본스톡은 GDP 대비 21.5%로 프랑스(31.3%), 독일(28.7%), 미국(22.0%) 등 주요 선진국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SOC 예산(23조원)은 2010년(27조1000억원) 수준에 크게 못 미치고 있으며, 향후 예상되는 투자 규모도 크지 않은 상황이다. 2025년 적정 SOC 투자 규모는 58조~60조원 수준이지만, 실제 중앙정부의 SOC 투자 규모는 이보다 6000억~2조1000억원 가량 부족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SOC 투자는 사회 인프라 유지, 보수는 물론 직간접 경제적 효과도 크다. 대통령 경제자문위원회(CEA)는 최근 SOC 투자를 통해 단기적으로는 원자재 구매와 노동수요 증가, 중장기적으로는 경제 전반의 생산성 향상 및 잠재적 경제성장률 증가 등의 효과가 기대된다는 분석을 내놨다. 여기에 더해 인프라 투자로 인한 생산성 향상은 해당 지역뿐 아니라 인근 지역에도 공간적 파급 효과를 미친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우리나라 SOC에 추가적으로 1조원을 투입한다면 실질 GDP 성장률이 0.076%p 증가할 것으로 분석했다.




엄근용 건산연 연구위원은 “SOC 투자가 국내외 많은 연구에서 그 효과성이 입증되고 있지만 현실에선 2025년 경제성장률 달성을 위한 적정 SOC 투자마저 채우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먼저 인명피해 등이 발생할 수 있는 재난·재해 관련 시설 및 노후 인프라 중심의 공공 건설투자의 확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위축되고 있는 민간 투자를 적극 유도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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