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SK그룹의 에너지 계열사인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소식이 업계의 화두로 떠올랐지만 SK E&S 내부에서는 직원들에게 관련한 공지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5일 SK E&S 관계자는 “지난주 내내 언론보도가 도배가 되고 있지만 정작 회사에서는 공식적인 설명이 없는 상황"이라며 “직원들도 기사로만 접하고 있다. 합병 여부는 물론 향후 조직구성, 인사이동 등에 대해 임원, 사장으로부터 아무런 말도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SK그룹은 오는 28~29일 그룹 경영진과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등이 참석하는 경영전략회의에서 두 회사의 합병 계획을 최종 승인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이번 회의 목적이 리밸런싱의 방향성을 구체화하는 정도에 불과할 뿐,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 추진을 결정하거나 그룹 리밸런싱과 관련된 구체적인 결과물이 나오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SK E&S 관계자는 “28일 회의 개최도 내부에서는 말이 없고 언론 보도를 통해 알게 됐다"며 “직원들은 아무 것도 모른채 결과를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구성원들의 의사와 무관하게 조직을 붙였다 떼었다 계속하면 직원들의 피로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이미 업계에서는 오너들을 위한 합병으로 보고 있다. 합병이 된다면 SK E&S의 유동성이 배터리에 투입되고, 수소 포함 신규 투자는 당분간 유보되는 등 사업 조정 및 인사이동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과 SK E&S는 SK그룹 지주사인 SK㈜가 각각 36.2%, 90%를 보유한 중간지주사로 합병이 현실화 될 경우 자산 100조원이 넘는 초대형 에너지 기업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SK이노베이션은 정유·석유화학·윤활유 등 석유를 기반으로 한 국내 최대 민간 에너지 기업이다. 자회사 SK에너지 등을 중심으로 지난해 매출 77조원, 영업이익 1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SK E&S는 LNG(액화천연가스) 발전을 비롯해 태양광·풍력·수소 등에서 지난해 매출 11조원, 영업이익 1조3000억원을 거뒀다.
양사 합병설의 배경에는 에너지 전문기업의 대형화라는 시너지 효과 외에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꼽히는 SK온의 재무구조 부실도 거론된다. SK온이 올 1분기 4000억원대 적자를 기록하며 설립 후 10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자, 그룹의 에너지 사업을 통합해 유동성과 투자여력을 확보하려 한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한편 SK이노베이션은 지난주 언론 보도 직후 합병과 관련해 결정된 바가 없다는 해명 공시를 올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