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선임된 이은미 토스뱅크 대표가 다음 주 취임 100일이 된다. 이 대표는 선임 당시 “올해를 첫 연간 흑자 달성의 원년으로 만들겠다"며 “1000만 고객 은행으로서 고객 신뢰를 제고하기 위해 재무적 안정성과 리스크 관리 역량을 강화하겠다"며 포부를 밝혔다.
취임 후 이 대표는 업무 파악에 집중하며 외부 활동을 활발히 하지는 않았지만, 토스뱅크 내부적으로는 여·수신 포트폴리오 강화 등 변화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대표의 첫 성적표인 2분기 실적은 1분기 흐름을 이어 받아 흑자 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첫 연간 흑자 달성의 기록도 세울 수 있을 것이란 예상이다.
27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 3월 28일 선임된 이은미 토스뱅크 대표는 오는 7월 5일 취임 100일을 맞이한다.
이 대표는 HSBC 홍콩 상업은행 최고재무책임자(CFO), HSBC 서울지점 부대표, 도이치은행 서울지점 CFO 등을 지내며 국내외 금융산업에 대한 경험이 많은 인물이다. 토스뱅크로 옮기기 직전에는 iM뱅크(옛 DGB대구은행)의 CFO이자 경영기획그룹장으로, iM뱅크의 시중은행 전환을 주도하는 태스크포스팀(TFT) 공동 의장 역할을 수행했다. 이후 홍민택 전 토스뱅크 대표의 후임으로 낙점돼 2대 토스뱅크 대표로 선임됐다.
이 대표는 취임 후 토스뱅크의 혁신 문화를 빠르게 받아들이는 데 우선순위를 둔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이 대표가 정통 은행 CFO 출신으로 은행권 경험이 풍부한 만큼 인터넷은행이 놓칠 수 있는 세부 지표들도 세밀히 살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 취임 후 상품 포트폴리오 다변화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토스뱅크의 경우 수신 잔액과 여신 잔액의 차이로 예대율이 56.4% 수준에 그친다. 지난 1분기 말 기준 여신 잔액은 13조8522억원, 수신 잔액은 28조3118억원으로, 수신 잔액이 여신 잔액보다 2배 이상 많다. 대출 여력이 충분하지만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정책에 따라 적극적으로 대출을 확대하기 어렵다는 고민이 있다.
이 가운데 토스뱅크가 광주은행과 준비한 공동대출이 지난 26일 금융위원회의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을 받으며 대출 상품 확대가 가능해졌다. 공동대출은 토스뱅크와 광주은행이 협업한 비율만큼 각각 자금을 조달해 대출을 해주는 상품이다. 토스뱅크가 공동대출 운영의 전반을 맡으며, 금융소비자들은 토스뱅크 앱에서 대출 신청을 할 수 있다. 공동대출은 3분기 중 출시될 예정이다.
7월부터는 수신상품 강화에 나선다. 토스뱅크는 7월 1일 모임통장에 모임금고를 추가해 모임통장의 저축 기능을 강화한다. 같은 달 3일에는 매일 연 2% 금리를 주는 나눠모으기 통장들의 이자를 한 데 모으는 이자모으기 계좌를 새로 출시한다. 앞서 토스뱅크가 토스뱅크 통장 금리를 연 2.0%에서 연 1.8%로 낮추며 고객 이탈 우려가 나왔지만 수신상품 다변화를 통해 충성고객 잡기를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이 대표의 지난 100일간의 성적를 확인할 수 있는 2분기 실적 발표까지는 시간이 남았으나, 분기 흑자 흐름이 이어지며 연간 흑자 달성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다. 토스뱅크는 지난해 3분기부터 분기 흑자로 돌아선 후 올해 1분기에 148억원의 역대 최대 순이익을 거뒀다. 올해 연간 흑자에 성공하면 이 대표는 토스뱅크의 첫 연간 흑자를 이끌었다는 기록을 세우게 된다.
다만 인터넷은행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리스크 관리는 이 대표가 더욱 집중해야 하는 부분으로 여겨진다.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와 자영업자 대출 리스크로 토스뱅크의 연체율은 다른 인터넷은행에 비해서도 높은 편이다. 토스뱅크의 중저신용자 대출 연체율은 2%대로 추정되며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은 3%를 넘어섰다. 토스뱅크는 자체 신용평가모형(TSS) 고도화를 통해 리스크 관리에 나서고 있다는 입장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토스뱅크가 성장 궤도에 오른 상황이라 실적 면에서는 이 대표의 부담이 크지 않을 것"이라며 “재무구조, 리스크 관리 등 세부적인 부분을 안정적으로 이끌어 가는데 이 대표의 역량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