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전당대회 국면을 앞두고 미래 권력으로 나아가려는 친한(친 한동훈)계와 주도권을 사수하려는 친윤(친 윤석열)계 간 공방이 치열해지고 있다.
한동훈 당 대표 후보와 러닝메이트를 맺은 박정훈 최고위원 후보는 28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뉴스쇼'에 나와 김기현 체제 당시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를 거론, “그걸 막지 못한 게 당시 당 지도부의 책임"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기현 지도부가 “'대통령의 뜻이었다. 그래서 못 막았다', 이렇게 본인들이 얘기하면서 대통령의 부담을 키웠다"고 비판했다.
박 후보는 특히 “충신은 대통령이 필요한 걸 하고 간신은 대통령이 원하는 것에서 자기의 정치적 이익을 얻는 것"이라며 “대통령에게 지금 필요한 건 충신"이라고 강조했다.
전임 지도부를 '간신'에 빗대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정치적 이익을 얻었을 뿐 책임은 회피했다고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당시 지도부에 속했던 장예찬 전 최고위원은 SBS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지난 총선 패배에 대한 친한계 책임론을 꺼내들었다.
장 전 최고위원은 대구 총선 투표율이 비교적 낮았다며 “참여연대 출신들이 갑자기 들어와서 하루아침에 당의 주인 행세했던 것, 이런 부분들이 지금도 지적되는 포인트 중에 하나"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보수를 지기키 위해서 국민의힘에 투표한 분들이 비례대표 공천은 '내가 도저히 투표 못 하겠다' 해서 전국에서 9%나 빠져버렸다"며 지역·정당 득표 격차를 설명했다.
장 전 최고위원은 한 후보를 향해서도 “데이터를 놓고 반성하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계속 멋있게 참여연대 출신들, 노조 출신들, 동교동계 출신들 세워놓고 미적분하는 폼은 잡겠지만 구구단이 안 되는데 어떻게 좋은 점수를 받겠는가"라고 직격했다.
장 전 최고위원은 박 후보 등 '팀 한동훈'에도 “한동훈 전 위원장한테 솔직히 도움이 되는 분이 없지 않나. 다 한동훈 전 위원장 인기를 빌려 호가호위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두 사람은 이번 전대에서 가장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해병대 채상병 특검법에도 극단으로 나뉜 주장을 펼폈다.
박 후보는 한 후보가 '대법원장 추천 특검법'을 대안으로 제시한 데 대해 “대통령이 (야당 안에) 재의요구 해도 안철수 의원을 비롯한 몇 분들이 찬성하는 분들이 있기 때문에 재의 요구가 뚫릴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대법원장이 중립적인 특검을 추천을 하는 방식으로 이 문제를 한번 돌파해보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장 전 최고위원은 “특검을 대법원장이 추천하는 식으로 논의가 되면 그다음에 제2, 제3, 제4, 제5의 특검이 정부를 마비시키려들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왜 많은 선배정치인들이 잘못된 수라고 하는지 한번 돌아봤으면 좋겠다"고 촉구했다.
한 후보 대권 경쟁자로 꼽히는 홍준표 대구시장이 한 후보를 거듭 맹비난하는 데 대해서는 박 후보가 “차기 대선주자로서의 견제를 하기 위해 과도하게 한동훈 위원장을 공격하는 게 아닌가라는 정서가 대구 내에도 있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장 전 최고위원은 “TK 지역에 홍준표 대구시장도 있지만 이철우 경북도지사 같은 경우는 제가 전대하고 있을 때 경북지역 당원들이나 그 지역 정치인들의 압도적인 존경을 받는 분"이라며 한 후보에 대한 이 지사 '직격'을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