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으로 가는 에너지전환 과정에서 저탄소 에너지인 액화천연가스(LNG)와 액화석유가스(LPG) 사용량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궁극의 에너지인 청정수소 시대로 가기에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LNG, LPG 시장은 앞으로도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LNG와 LPG 업계 간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한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1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국내 LPG 소비량은 2018년 1억978만배럴에서 2023년 1억2519만배럴로 1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석유제품 소비량이 9억3480만배럴에서 9억2600만배럴로 0.9% 감소한 것과 반대 양상이다.
특히 올해 1~5월 LPG 소비량은 5832만배럴로 전년 동기보다 12.5%나 증가했다.
LPG 소비가 가장 많이 증가한 분야는 석유화학이다. 화학제품업 소비량은 2018년 4493만배럴에서 2023년 6482만배럴로 44.3% 증가했다. 같은 기간 가정용은 714만배럴에서 803만배럴로 12.5% 증가했고, 도시가스에 혼합하는 가스제조용은 194만배럴에서 370만배럴로 90.7%나 증가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LNG의 일차에너지 소비량은 2018년 4228만톤에서 2022년 4556만톤으로 7.8% 증가했다. 열량으로는 5509만TOE에서 5918만TOE로 7.4% 증가했다.
LNG 소비는 발전, 열, 산업 등 전 분야에서 증가했으며, 특히 열 생산 분야에서 많이 증가했다. 발전용 소비량은 2018년 1579만톤에서 2022년 1613만톤으로 2.2% 증가했고, 열병합 및 열전용 소비량은 457만톤에서 658만톤으로 44% 증가, 에너지산업 자체소비량은 92만톤에서 151만톤으로 64.1% 증가했다. 산업용 소비량은 136만톤에서 170만톤으로 25% 증가했다.
탄소중립으로 가는 에너지전환 과정에서 탄소를 내뿜는 화석연료의 사용은 갈수록 줄고 있다. 하지만 같은 화석연료인 LNG와 LPG의 사용량은 더욱 늘고 있다.
LNG와 LPG는 탄소 함량이 적은 가스체 에너지이다. 연소 시 배출물질이 적다는 장점이 있지만, 기체 성분이라 운반과 보관에 많은 비용이 들어 가격이 높다는 치명적 단점이 있었다. 하지만 환경규제가 강화되면서 탄소를 포함한 배출물질이 적다는 장점이 높은 가격을 상쇄하면서 사용량이 계속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23 세계에너지전망'에서 기체연료 사용량이 2021년 71엑사줄(EJ, 2.8×1011kWh)에서 2030년 78엑사줄로 9.9%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비해 고체연료는 93엑사줄에서 90엑사줄로 3.2% 감소하고, 액체연료는 172엑사줄에서 186엑사줄로 8.1%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두 가스체 에너지 가운데에서도 LPG 소비 증가율이 더 높은 이유는 가격에서 강점을 갖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연평균 기준 프로판 가격은 kg당 2018년 1920원에서 2022년 2478원으로 29.1% 증가했고, 부탄 가격은 2177원에서 2855원으로 31.1% 증가했다. 이에 비해 같은 기간 도시가스 소비자가격은 MJ당 13원에서 26원으로 100% 증가했다.
최근에도 LPG는 LNG보다 가격부문에서 유리하게 마케팅전략을 짜고 있다.
한국가스공사가 7월부터 도시가스 도매요금에서 민수용을 제외하고 상업용, 도시가스발전용 등의 요금을 인상했다. 산업용 하절기 도매요금은 기존 18.6305원에서 7월 1일부터 19.201원으로 약 3.1% 인상됐다.
반면 LPG업계는 동결 내지는 소폭 인상에 그쳤다.
SK가스는 7월 가격을 프로판(C3)은 kg당 1239.81원으로 동결하고, 부탄(C4)은 리터당 892.17원으로 전월보다 12.26원(약 1.4%) 올렸다.
E1은 kg당 프로판 가정·상업용 1238.25원, 산업용 1244.85원으로 동결하고, 부탄도 리터당 891.58원으로 동결했다.
도시가스업계 한 관계자는 “앞으로 가스체 에너지 시장은 더욱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기존에는 LNG가 가격경쟁력 우위로 시장을 주도했다면, 이제는 LPG가 가격 인상을 최소화하며 지속적으로 비중을 높이고 있다"며 “사실상 가격 이외에 다른 경쟁력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점에서 가격경쟁력 확보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