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에서 '토론 참사'를 낳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중도 하차하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할 가능성이 점쳐지는 가운데, 금융 시장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복귀'에 영향받을 달러, 국채 및 기타 자산 등에 대한 투자자들 자금 이동이 벌써 나타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투자자들 포트폴리오 재조정은 지난달 27일 열린 첫 TV 토론 이후 시작됐다.
81세 바이든 대통령이 설사 재선되더라도 임기를 다 채우기에는 나이가 너무 많다는 우려까지 커지면서다.
이런 평가 이후 파장은 채권시장에서 가장 두드러졌다.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금리)은 이후 수일간 약 20bp(1bp=0.01%p) 치솟았다.
시장에서는 바이든이 당선은커녕 후보 자리를 유지할 가능성을 50% 미만으로 보고 있다. 그 정도로 중도 사퇴 가능성이 확산하는 것이다.
덩달아 투자자들은 어쩌면 이번 주에라도 바이든 사퇴 발표가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서둘러 비상 계획을 강구하고 있다.
다만 상황적으로는 1968년 린든 존슨 이후로 재선 포기한 대통령도 없고, 선거도 불과 4개월 남은 시점이기도 하다.
전략가들과 트레이더들은 트럼프가 재선되면 재정정책 완화와 보호주의 강화로 혜택을 볼 거래가 활발할 것이라는 쪽에 공감하고 있다.
즉, 달러 강세와 국채 수익률 상승, 그리고 규제 완화에 따른 은행과 생명보험, 에너지 관련주 상승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달러의 경우 승부 추가 트럼프로 점차 옮겨가자 가치가 빠르게 상승하는 등 신호가 가장 즉각적으로 나타났다.
JP모건 전략가들은 “트럼프가 더 높은 관세와 더욱 강경한 이민정책을 약속한 만큼, 인플레이션 심화와 달러 강세 가능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모건스탠리와 바클리(Barclays)를 포함한 많은 월가 전략가는 고객들에게 트럼프 2기 임기에는 인플레이션 지속과 더 높은 장기 국채 수익률에 대비하라고 촉구했다.
이는 결국 최근 증시에서 주가를 크게 끌어올린 금리 인하 기대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제안대로 모든 수입품에 10%p 추가 관세를 부과할 경우 기준금리를 계속 올려야 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예측했다.
얀 하치우스 골드만삭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해당 시나리오를 전제로 “미국 물가 상승률이 1.1%p 상승하고 연준은 이를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1.3%p 올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일반적으로 한 번에 0.25%p씩 금리를 조정하므로 1.3%p를 올리려면 5번을 인상해도 부족하다.
다만 암호화폐의 경우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지를 보인 바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 몇 주 동안 업계 임원들과 만나 미래의 모든 비트코인 채굴이 미국에서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