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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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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 칼럼] 심한 근육통과 콜라색 소변…횡문근융해증 의심을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7.21 15:00
민지원 부천성모병원 신장내과 교수

▲민지원 부천성모병원 신장내과 교수

여름철이 오면 신장내과 병동에 급격히 늘어나는 병이 있다. 뱃살과 체지방 관리를 위해 갑작스럽게 고강력 운동을 시작한 젊은 환자부터, 뜨거운 햇볕 아래 쪼그리고 앉아 장시간 밭일을 한 고령의 환자까지 연령층도 다양하다. 진단명은 이름부터 낯선 '횡문근융해증'이다.


횡문근은 가로무늬를 나타내는 근육을 말하고, 융해는 녹는다는 뜻으로 횡문근융해증은 골격근육의 급격한 파괴로 근육세포 내용물이 혈액 내로 방출되는 증후군을 말한다. 특히, 근육세포 내 구성성분 중 가장 중요한 성분인 미오글로빈(myoglobin)이 다량으로 배설되면 콩팥의 세뇨관을 폐쇄시켜 심한 급성 신손상을 급격히 일으킬 수 있다.


횡문근융해증의 유발 원인은 크게 외상성과 비외상성으로 나뉜다. 외상성 원인은 △외상(타박상 등) △장시간 근육 압박 △장기간 부동자세 유지 △화상·감전과 같은 직접적인 근육 손상 등이 있는 경우다.


비외상성 원인은 △근육허혈(체력에 맞지 않은 고강도 운동으로 인한) △열사병이나 저나트륨혈증 △알코올 및 약물, 독성 물질 △대사성 근병증이나 내분비 질환(갑상선기능항진 및 저하증, 부신 기능이상) 등의 경우가 대부분이다.


주된 증상으로 근육통, 근력 약화, 콜라색 소변이 대표적이다. 보통 허벅지나 어깨 부위 등에 근력 저하가 동반돼 팔·다리를 들어 올리기 힘들어한다. 소변이 갈색 또는 붉은색으로 나와 혈뇨인줄 알고 병원을 찾는 경우도 상당하다. 외상 또는 과도한 운동 뒤 몇 시간 또는 며칠 내에 이런 증상이 나타난다면 병원에 빨리 가야 한다.




진단은 증상 파악과 함께 혈액 검사, 소변 검사를 통해 이뤄진다. 혈중 크레아틴키나아제(CK) 수치가 정상 범위보다 10배 이상 상승하면 진단이 가능하고, 소변 검사에서는 미오글로빈뇨를 확인할 수 있다.


횡문근융해증은 초기에 적극적으로 치료하면 치료 예후(질병의 경과 및 결과)가 매우 좋지만, 치료 시기를 놓치거나 급성 신손상 등의 합병증이 동반되면 생명까지 위태롭다. 횡문근융해증으로 인한 사망률은 8~10%로 보고된 바 있다. 급성 신손상이 동반될 경우에는 응급투석을 하거나 다발성장기부전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사망률이 42%까지 높아진다.


횡문근융해증은 급성 신손상이 발생하지 않게 막는 치료가 우선된다.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충분한 수액 공급이며, 전해질 이상이 있다면 이를 교정하면서 신장이 손상되는 것을 최대한 예방해야 한다. 합병증으로 급성 신손상이 진행되거나, 전해질 이상이 조절되지 않는 경우에는 응급투석 치료가 필요하다.


횡문근융해증을 예방하려면 급작스럽게 과도한 운동을 피하고, 자신의 능력에 맞게 단계적으로 운동량을 늘려야 한다. 무더운 날씨에 외부활동은 자제하고, 활동 중간중간 충분한 휴식과 수분 섭취도 필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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