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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예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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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메프·티몬 정산 지연…큐텐 ‘외형확장’ 무리수였나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7.24 16:20

판매대금 결제 지연에 여행사·유통사 판매중단

“구매한 돈 못받을라” 셀러·소비자도 불안 고조

“모기업 ‘인수↑-거래액↑’전략 유동성위기 초래”

큐텐 구영배 대표

▲구영배 큐텐 대표. 사진=연합뉴스

최근 국내 이커머스기업 티몬·위메프의 잇단 판매대금 결제 정산 지연 사태가 입점업체 및 사업자들의 상품 판매 중단으로 해당 두 기업이 부도설에 직면했다.


이커머스 공룡 쿠팡과 중국 이커머스 알리 등의 공세로 가뜩이나 위축되고 있는 티몬·위메프의 위기에 모회사인 큐텐그룹이 어떤 대응책을 내놓을 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큐텐의 국내 계열사 티몬과 위메프는 전날 판매자(셀러) 정산금 지급 지연과 관련해 “정산 지연 사태를 빠르게 해결하고 새 정산 시스템을 도입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최근 판매대금 정산 사태 논란이 커지며 셀러와 소비자들의 불안이 커진데 따른 조치다.


앞서 위메프 입점 셀러 500여명은 정산 예정일인 지난 7일 회사로부터 대금을 받지 못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이후 위메프 측은 “일시적 전사 시스템 오류 때문"이라고 일축했지만 최근 티몬에서도 정산 지연사태가 벌어지며 주목을 받고 있다.




하나투어와 모두투어, 노랑풍선, 교원투어 등 주요 여행사들은 최근 티몬과 위메프에서의 여행상품 판매를 잠정 중단했다. 해당 플랫폼에서의 정산이 미뤄진 데 따른 것이다. 롯데쇼핑과 현대홈쇼핑, GS리테일 등 대형 유통업체들도 티몬과 위메프에서 상품 판매를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티몬·위메프의 정산 지연 사태의 근본 배경에는 '유동성 위기'가 자리잡고 있다고 업계는 분석한다.


즉, 모회사인 큐텐이 티몬·위메프를 비롯해 인터파크커머스, 미국 이커머스 위시 등을 공격적으로 인수했지만 이들 기업의 실적이 재정적 뒷받침을 해 주주지 않아 유동성 부족을 가져왔다는 설명이다. 큐텐의 확장전략이 무리수였다는 평가였다.


실제로 티몬의 2022년 기준 자본총액은 마이너스(-) 6386억원이며, 부채 총액은 7859억 원으로 전년대비 21% 증가했다. 1년 안에 갚아야 하는 유동부채는 7193억 원으로 22% 늘었고, 단기간 현금화할 수 있는 유동자산은 1309억 원으로 22% 줄었다. 티몬이 보유한 현금은 담보를 제외하면 60억 원대에 불과하다. 티몬은 올해 4월 감사보고서도 제출하지 않았다.


위메프도 지난해 부채 총액이 3318억 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7% 늘었고, 자산총액은 같은 기간 19% 줄어든 920억 원이다. 부채가 총자산의 3배를 넘는 상황이다.


앞서 G마켓 창업자 출신인 구영배 큐텐 대표는 2022년 티몬을 인수한데 이어 지난해 위메프와 인터파크커머스, 올들어 AK몰과 글로벌 이커머스 플랫폼 위시를 잇따라 인수했다. 이후엔 자회사의 큐익스프레스의 미국 나스닥 상장을 위해 거래액을 키우는데 집중했다.


업계에선 이같은 큐텐그룹의 공격적 인수를 통한 거래액 키우기 전략이 독이 되는 부메랑으로 작용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위메프에 이어 티몬에서도 정산지연 사태가 터지면서 구영배 대표는 최근 싱가포르에서 귀국해 해결책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구 대표가 지금의 사태를 해결할 결단을 조만간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번 위메프 티몬 정산지연 사태가 유동성 위기 속 터진 일인 만큼 해결책을 찾는 것이 쉽지 않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큐텐이 너무 빠르게 먹어서 '체한 것' 같다"며 “원래 기업을 인수할 때 현금 여력을 가지고 해야 되는데 큐텐 같은 경우 지금까지 인수했던 과정을 살펴보면 대체로 지분 스왑 형식의 방식을 써왔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사실 이커머스시장 자체가 여유로운 상황은 아니다. 투자자를 찾는다고 하더라도 자금 수급에 어려움을 겪지 않을까 싶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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