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산업생산이 반도체 생산 호조세에도 불구하고 소폭 줄면서 두 달째 감소했다. 반면 소매판매와 설비투자는 한 달 만에 반등했으나 1년 전보다는 낮은 수준을 기록하는 등 내수는 부진한 모습이다.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6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全)산업 생산지수(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는 113.1(2020년=100)로 전월보다 0.1% 감소했다.
전산업 생산은 4월 1.4% 증가한 뒤 5월(-0.8%)에 이어 두 달째 감소했다.
분기별로는 2분기에 전 분기 대비 0.3% 감소해 2022년 4분기(-0.7%) 이후 6개 분기 만에 줄었다.
부문별로 보면 공공행정에서 지난달 5.1% 감소하며 전산업 생산 지수를 끌어내렸다.
통계청은 예산 등의 조기 집행으로 운영비 등이 통상적인 수준보다 덜 집행된 영향이라고 밝혔다. 6월은 상반기 마지막 달로 공공 집행이 보통 많이 이뤄진다.
반면 광공업은 제조업(0.6%)에서 늘며 0.5% 증가했다.
특히 반도체가 8.1% 늘어 두 달 연속 증가했다. 증가 폭은 작년 11월(9.8%) 이후 최대다. 반도체 지수(163.4) 수준은 역대 가장 높았다.
서비스업 생산도 0.2% 증가했다.
금융·보험(1.8%), 부동산(2.4%) 등에서 늘고 예술·스포츠·여가(-5.0%), 숙박 및 음식점업(-0.2%) 등에서 줄었다.
재화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는 1.0% 늘어 석 달 만에 반등했다. 소매판매는 3월에 1.1% 증가한 뒤 4월(-0.6%), 5월(-0.2%) 두 달 연속 감소한 바 있다.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0.9%)에서 판매가 줄었지만, 승용차 등의 내구재(5.2%)와 신발·가방 등의 준내구재(0.8%)에서 판매가 늘었다.
다만 작년 동월 대비로는 3.6% 줄어 넉 달째 감소세가 지속됐다.
분기로 보면 2분기 소매판매는 작년보다 2.9% 감소했다. 이는 2009년 1분기(-4.5%) 이후 최대 폭 감소다.
설비투자도 4.3% 늘었다. 5월에 3.6% 감소한 지 한 달 만의 반등이다.
특수산업용기계 등 기계류에서 투자가 6.5% 늘었다. 반면 자동차 등 운송장비에서는 2.8% 감소했다.
다만 작년 같은 달에 비해서는 2.7% 감소했다.
건설기성(불변)은 0.3% 줄며 두 달째 감소했다. 토목(6.1%)에서 공사실적이 늘었지만, 건축(-2.3%)에서 줄었다.
향후 건설 경기를 예고하는 건설수주(경상)는 1년 전보다 철도·궤도 등 토목(61.7%)과 공장·창고 등 건축(8.2%) 등에서 늘며 25.9% 증가했다.
2분기 건설수주도 작년 같은 시기보다 15.5% 늘며 회복 조짐을 나타냈다. 건설수주가 실제 건설 경기에 반영되기까지는 통상 1년 반 정도 걸린다.
정부는 3기 신도시, 세종·포천 고속도로 등의 공사가 하반기 건설 경기에 긍정적인 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경기를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8.7로 전월보다 0.1포인트(p) 낮아져 넉 달째 하락했다. 반면 향후 경기를 예고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00.8로 0.2p 상승했다.
정부는 광공업과 서비스업 생산, 소매판매, 설비투자 등이 분기 말로 갈수록 회복되는 조짐이라고 평가했다.
기획재정부는 “제조업·수출의 견조한 회복세에 비해 건설업 등 내수는 온도차가 상존하는 양상"이라고 진단했다.
정부는 25조원 규모의 소상공인 지원, 공공부문 15조원 추가 투·융자를 통한 건설투자 보강 등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의 정책 과제들을 차질없이 추진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위메프·티몬 사태 피해 소상공인·소비자 지원, 건설업 고용지원 방안 조속 마련 등 취약부문 중심 민생안정과 경기 회복세 확산에 총력 대응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