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공사 현장의 열악한 근무여건과 높은 업무강도 등으로 건설업은 이른바 3D(힘든·Difficult, 지저분한·Dirty, 위험한·Dangerous) 업종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닌다. 건설업계에선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선 부정적인 이미지를 개선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건설-부동산 산업은 국내총생산(GDP)의 15.5%를 차지하고, 건설업 취업자는 전체 고용의 7.4%에 이를 정도로 경제발전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 하지만 여전히 3D산업이라는 인식과 부실공사 등 각종 문제로 불거진 부정적 이미지가 존재하고 있다.
최근 한국건설인정책연구원이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미래 건설기술인의 진로 희망 실태분석·이미지 개선방안' 조사 결과를 보면 대학생들은 건설업의 부정적 호감도 원인으로 △부실공사·안전사고 등 유발(36.2%) △다른 산업에 비해 위험한 일(25.5%) △환경파괴·민원발생 등 유발(10.3%) 등을 꼽았다.
건설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강해 청년들은 건설업을 외면하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하 건산연)에 따르면 2022년 5월 기준 최근 5년간 청년층 졸업 후 첫 일자리 산업으로 건설업은 5%대 미만이다. 농림어업 다음으로 가장 낮은 수준이다. 심지어 건설업에 취업한 청년들 사이에서도 '탈건'(건설업계 탈출)이란 단어가 유행하고 있다.
이처럼 젊은층이 건설업 자체를 기피하면서 건설현장 고령화는 심각한 수준이다 . 작년 건설근로자공제회가 발표한 '건설근로자 종합생활실태조사'를 보면 건설 현장 평균 진입연령은 37.0세, 현재 현장 평균연령은 53.1세로 나타났다.
청년층 유입 감소는 생산성 저하로 연결되고 궁극적으로 각종 건축·시설물의 품질 저하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실제 청년들의 빈자리를 외국인 근로자들이 채우면서 부작용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미숙련·외국인들이 주로 일하는 건설현장 등에선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아 공기가 늘어나고 부실 공사나 산업 재해의 가능성도 높을 수 밖에 없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높은 업무 강도, 안전사고 발생 가능성, 군대식 문화 등으로 청년들에게 건설업은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하다. 많은 인재가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것을 꺼리고 있다"며 “부정적인 이미지를 개선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오치돈 한국건설인정책연구원 연구실장도 “건설인력에 관한 위기는 영국, 호주, 미국 등 주요 선진국에서도 겪고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인력부족 현황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고 건설인력의 역량강화와 건설산업 이미지 개선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건설업의 이미지 개선 필요성에 대해 모두가 공감하고 있었지만 이를 위한 활동은 주로 사회공헌활동에 맞추어져 있어 이미지 개선 효과가 미미하다는 지적이다. 실제 개선이 필요한 부분에 대한 활동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주로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일회성으로 끝나는 활동에 그치고 있는 것이다.
최은정 건산연 연구위원은 “현재와 같이 개별 기관이 산발적으로 사회공헌활동에 편중되어 이미지 개선을 위한 사업을 진행하기보다는 민관이 협의체를 구성하여 공통의 목표를 설정하고 필요한 사업을 선정, 역할 분담을 통해 이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일본의 경우 건설업의 이미지 개선을 위해 지난 30여 년간 지속적인 활동을 해왔다. 최근에는 건설업의 '리 브랜딩'이라는 목표하에 민관이 다 같이 모여 공통의 목표를 설정해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최 연구위원은 “일본의 건설업 '리 브랜딩(Re-Branding)'의 사례처럼 산업에 대한 이미지를 새롭게 변화시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며 “특히, 신규 인력의 유입이 원활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건설업 종사자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의 건설업에 대한 인식 개선에 힘써야 한다. 이러한 활동은 궁극적으로 건설산업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