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경차 '캐스퍼' 마케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견조한 수요 덕분에 대부분 차종 판촉을 줄이고 '제값 받기'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것과 대조된다. 확실한 지원을 통해 캐스퍼가 만들어지는 자회사 광주글로벌모터스(GGM)를 정상 궤도로 올리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오는 31일까지 파리바게뜨와 손잡고 '캐스퍼 일렉트릭' 제휴 프로모션을 실시한다.
이벤트 기간 내 파리바게뜨 이용 고객을 대상으로 계약금 10만원 할인 쿠폰을 제공한다. 차량을 계약하고 11월까지 출고하는 조건이다. 애플망고빙수를 포함해 빙수 3종을 구매한 고객이 응모 가능한 경품 추첨 이벤트도 실시한다. 1등(1명)에게 캐스퍼 일렉트릭 1대를 선물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최근 캐스퍼 일렉트릭의 주요 사양을 공개하고 계약을 받고 있다. 지난달에는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데오역 앞에서 팝업 전시 공간 '캐스퍼 일렉트릭 스튜디오 압구정'을 운영했다. 관람객들은 차량을 직접 살펴보고 도슨트의 상품 설명 및 온라인 구매 과정에 대한 안내를 받았다. 유명 웹툰 작가이자 방송인인 기안84와 협업해 사전계약 행사도 진행했다.
현대차는 이례적으로 구형 모델인 캐스퍼 가솔린 모델 홍보 활동도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SSF샵과 캐스퍼 구매 시 총 20만원 상당의 혜택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모바일 게임 '쿠키런: 킹덤'과 협업해 온라인 게임 콘텐츠를 공개하고 특별 전시 공간을 마련하기도 했다. 올해 들어서는 지마켓, 네이버웹툰, 빽다방, 안다르 등과 손잡고 차량 출고 프로모션을 펼쳤다.
현대차는 국내에서 고부가가치 차종 위주로 판매를 늘리며 저가형 모델에 대한 판촉은 자제하는 전략을 구사해왔다. 신차 출시 시기를 제외하면 아반떼, 코나 등 소형차 마케팅 활동도 눈에 띄게 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캐스퍼가 만들어지는 GGM을 지원하기 위해 현대차 국내마케팅본부가 머리를 모으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2019년 '광주형 일자리'로 출범한 GGM은 같은 해 9월부터 현대차 캐스퍼 위탁 생산을 시작했다. 상반기까지 누적 생산량은 12만여대다.
다만 올해 들어 분위기가 뒤숭숭해졌다. 당초 이 공장은 당초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일정 시점까지 노사 문제를 '상생 노사발전 협의회'에서 협의하기로 했다. 생산 안정화를 위한 기준도 '누적 35만대 달성' 등으로 정했다. 이런 가운데 GGM 일부 노동자들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산하 금속노조에 가입했다.
GGM 노조는 지난달 18일 기자회견을 열고 “사측이 노조 간부 중징계를 통보했다"고 주장하는 등 노사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현대차 입장에서는 올해가 캐스퍼 국내외 판매를 늘려 GGM을 정상 궤도에 올릴 수 있는 시기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특히 캐스퍼 일렉트릭의 경우 올 하반기 생산 목표를 당초 1만7000여대에서 2만1000여대로 늘린 상태다. 글로벌 시장 수요가 충분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캐스퍼 일반 모델은 올해 상반기 내수에서 2만328대가 팔렸다. 전년 동기(2만866대) 대비 2.6% 줄어든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