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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세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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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온종합병원, 파격 인센티브로 ‘간호사’ 적극 구인 눈길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8.07 08:12

“유능한 경력 간호사 선생님을 모십니다”... 내년엔 200명 모집
외래·입원환자 북새통, 중환자실 꽉 차 응급환자 입원 못해 발동동
의정갈등에 경영악화로 직원 무급휴직 연장, 대학병원들과 대비

부산 온종합병원, 파격 인센티브로 '간호사' 적극 구인 눈길

▲부산의 중견종합병원 온종합병원이 파격적인 인센티브로 간호사 적극 구인에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환자를 돌보고 있는 간호사 모습. 제공=온종합병원

부산= 에너지경제신문 강세민 기자 전공의 집단사직으로 촉발된 의정갈등이 장기화되면서 서울 메이저병원들을 비롯해 전국의 대학병원들이 파행 운영에 따른 경영 악화로 간호사 등 직원 무급 휴가연장과 인력 구조조정까지 검토하고 있는 상황에, 부산지역 중견종합병원인 온종합병원은 대대적인 간호사 구인에 나서 주목을 끌고 있다.


7일 온종합병원은 “이브닝·나이트수당 최고 대우, 2년차 이상 경력 수당 대폭 인상, 복수 주임간호사 제도, 장기근속자 별도 수당 지급, 기숙사 제공, 부모님에 대한 무료 숙박검진, 상근직 등 근무행태 자율선택권, 직장금고 통한 저리자금 대출 등을 제시하는 구인 조건을 내걸고 유능한 경력 간호사를 모집한다"고 밝혔다.


온종합병원은 또 “올해 하반기 무주택 직원들의 주거안정을 위해 직장주택조합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온종합병원은 병원 15층에 모두 12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아파트형 기숙사(2인 1실)를 갖추고 있고, 현재 부산지역 외 지역 출신인 신입 간호사들을 대상으로 기숙사를 제공하고 있다.


병원 측은 기숙하는 간호사들에게 식사까지 무료로 제공하고 있으면서도 비용은 청소비 명목으로 월 5만원만 받고 있다. 부산 도심지에 위치한 병원 옥상에는 탁 트인 조망에다 멋진 정원까지 갖추고 있어 자칫 따분한 기숙사 생활에 활력소가 되고 있다.




대부분 간호간병통합병동을 운영하고 있는 온종합병원은 또 간호사들이 고유 건호업무에 집중할 수 있게 간호조무사와 병동 보조인력 등을 확대 지원하기로 하는 등 7개월째 접어든 의정갈등의 장기화에 따른 환자 폭증에 지친 간호사 잡무 경감에도 주력하고 있다. 게다가 임상 경험이 적은 신입 간호사들의 원활한 간호업무를 돕기 위해 의료진까지 나서서 차트를 한글로 작성하는 등 간호업무 지원에 애쓰고 있다.


2010년 3월 개원한 온종합병원은 세 차례 증축공사를 통해 모두 700병상을 허가받았으나, 간호인력 부족으로 530여 병상만 운영하고 있다. 평균 재원환자들이 500명을 상회하면서 간호사들도 지쳐 번아웃 등을 이유로 퇴사자도 적지 않은 실정이다. 올해 초 신구 입사한 간호사 150여 명 가운데 절반가량만 남아 있어 구인난을 겪고 있다. 이에 온종합병원은 의정갈등 해소전망이 불투명한 데다 대학병원들의 경영악화가 장기화되면서 지역 중견종합병원들의 역할이 더 크질 것으로 보고 현재 긴급히 병동 간호사 2교대 근무제를 도입해 입원환자들을 돌보고 있는 실정이다.


온종합병원 주연희 간호부장(전 동아대병원 암센터 간호팀장)은 “온종합병원은 주사간호사, 처치간호사, 주간 전담 간호사제 등을 운영하고 있고, 간호간병통합서비스병동으로 인해 간호조무사 등 배치돼 있는데다, 30여명의 PA간호사들이 주치의를 밀착해서 입원환자들을 돌보고 있어 병동 간호사들이 상대적으로 간호업무에 주력할 수 있다"며 경력 간호사들의 적극적인 입사지원을 바랐다. 내년 700병상 운영을 목표로 신규 간호사를 150∼200명명 뽑을 계획이다. 8월 현재 온종합병원에는 간호사 346명, 간호조무사 152명, 병동 보조인력(도우미) 83명 등 모두 581명이 근무하고 있다.


한편, 지역중견종합병원들이 간호사 구인난을 호소하고 있는 데 반해, 전공의 집단사직으로 직격탄을 맞은 대학병원들은 직원 무급휴가 연장, 인력구조 조정 등으로 경영난을 타개하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가톨릭대학교 여의도성모병원은 누적된 경영난에 인력과 병상을 줄이는 구조조정을 본격화한다. 연세의료원도 8월부터 소속 병원인 세브란스병원과 강남세브란스병원, 용인세브란스병원 일반직 직원을 대상으로 한 무급휴직 기간을 기존 40일에서 80일로 확대했다. 서울아산병원, 경희대병원 등도 의사를 제외한 간호사 등 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무급휴가를 유지하면서 버티고 있다. 이들 병원은 2025년도 신입 간호사 모집계획도 추진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온종합병원 측은 대학병원 소속의 무급휴직 중인 간호사들이나, 올해 초 입사시험에 합격했으나 임용 대기 중인 신규 간호사들에게 구인 공세를 집중하고 있다. 이 같은 노력으로 최근 10여 명의 대학병원 출신 간호사들이 온종합병원에 입사했다.


김동헌 온종합병원 병원장(전 부산대병원 병원장)은 “매일 밤 병원 단체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입원실이 없어 응급환자를 돌려보내야 하는 실정'이라는 메시지를 볼 때마다 환자의 입장에서 가슴이 찢어지는 느낌"이라며, “의정갈등으로 의료계가 혼란스러운 상황에 700병상을 허가받고서도 간호사가 부족해 병상을 놀리고 있는 현실이 너무도 안타깝다"며 역량 있고, 헌신적인 간호사들의 적극적인 입사지원을 호소했다.


김 병원장은 또 “내년에 계획한 대로 간호사 신규인력이 확보되면 유연근무제, 전문간호사제 등을 도입하는 문제도 적극 검토할 방침"이라면서도, “대학병원 못지않게 지역 공공의료를 상당히 감당하고 있는 지역중견 민간병원에서 일하는 간호사의 처우 지원책을 정부차원에서 마련해달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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