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2일(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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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헌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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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건설·SK에코플랜트, 신사업 역량 키우기 ‘속도’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8.22 14:39

[10대 건설사 상반기 경영 실적 분석 - ④] 매출 규모 꾸준히 성장

AI 등 역량 강화···환경·에너지 부문서 새 먹거리 찾기

국내 건설사들이 위기를 겪고 있다. 글로벌 '복합위기' 국면 속 업황은 부진한데 금리가 오른 탓에 활동 반경이 크게 위축됐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 고금리·고분양가·공사비 급등 등 각종 변수가 곳곳에서 터져 나오면서 악성 미분양이 늘어나고 재무 건정성에 경고등이 들어온 회사들이 상당수다. 정부가 부동산 시장 '정상화'를 위해 각종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아직은 과실을 따 먹을 수는 없는 상황이다. 주요 건설사들의 상반기 경영 실적과 향후 계획을 살펴봤다.


롯데건설 '청담 르엘' 조감도.

▲롯데건설 '청담 르엘' 조감도.

롯데건설과 SK에코플랜트는 건설 부문 매출을 꾸준히 성장시키며 외형을 키워왔다. 수익성 개선을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는 가운데 경쟁사들과 다르게 신사업 역량을 기르는 데 힘을 쓰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 롯데건설 상반기 매출 역대 최대···AI 등 그룹사 시너지 기대


22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몸집을 잘 불리며 올 상반기 역대 최대 매출 신기록을 썼다. 이 회사의 1~6월 매출액은 4조원으로 전년 동기(3조670억원) 보다 30.4% 뛰었다. 다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106억원에서 1112억원으로 큰 변동이 없었다. 영업이익률은 2.8%로 경쟁사들과 비교해 나쁘지 않은 편이다.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악재에도 재무 건전성을 강화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롯데건설의 상반기 말 기준 총부채는 5조4589억원으로 작년(6조2157억원)보다 1조원 가까이 줄었다. 부채비율은 235%에서 205%로 개선됐다. 같은 시기 차입금 규모 역시 2조8090억원에서 2조4495억원으로 줄였다. 힘든 시기에도 내실을 잘 다져오고 있다는 평가다.




롯데건설은 향후 수익성 개선 노력을 지속하는 동시에 인공지능(AI) 등 그룹 차원에서 점찍은 미래 성장 동력에 집중한다는 구상이다. 올해 초에는 '신사업 경쟁력 확보 위한 AI 전담조직도 출범시켰다. 이 조직에서는 연구개발(R&D)과 사업본부 인력이 함께 일한다. 앞으로 업무 자동화, 스마트 기술 확보, 신사업 서비스 확대 등 AI 활동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안전에 대한 투자도 지속해 브랜드 신뢰도를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롯데건설은 지난 21일 이브이시스, ㈜티엘엑스와 전기차 화재 예방 및 확산방지 시스템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전기차 화재 관련 대비 역량을 키우기 위해서다.


롯데건설은 이브이시스의 화재 예방 신기술이 적용된 열화상 카메라와 온도센서를 이용해 전기차 충전을 실시간 감시한다. 또 화재 관련 이상 행동이 감지될 경우 방재실에 알림을 발송하고 충전을 즉각 중지해 과충전을 방지한다. 화재가 발생했을 때는 '㈜티엘엑스'의 능동형 방염 촉매 기술을 활용한 배터리 화재 전용 소화약제를 분사해 소방관 도착시간까지 화재 초기 진압에 나선다는 생각이다.


SK에코플랜트 서울 중화우성타운 재건축사업 조감도.

▲SK에코플랜트 서울 중화우성타운 재건축사업 조감도.

◇ SK그룹 핵심 계열사 거듭나는 SK에코플랜트


SK에코플랜트는 연결 기준 올해 상반기 매출액 4조2670억원, 영업이익 126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이 8.6%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8.7% 줄었다. 환경·에너지 자회사 실적 반영으로 몸집이 커지긴 했지만 건축 부문 실적 역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다만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여파로 영업이익률은 줄었다.


SK에코플랜트는 환경·에너지 실력을 꾸준히 쌓으며 사업 포트폴리오를 조정해왔다. 이에 따라 신사업인 환경 부문에서 리뉴어스(옛 환경시설관리) 등 자회사들의 상반기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환경쪽 매출액은 34.1% 증가한 7763억원이었다. 영업이익도 364억원을 내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SK그룹 차원에서 진행되는 사업재편 과정에서도 SK에코플랜트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SK는 반도체 모듈 기업 에센코어, 산업용 가스 기업 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 등을 에코플랜트 자회사로 넣는 방안 등을 추진 중이다. 성장 가능성이 높은 다양한 신사업 역량을 키울 경우 본업인 건설 분야에서도 다양한 형태의 혁신이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가 업계에서 나온다.


건설 부문 수익성이 둔화하더라도 신규 사업에서 이를 상쇄하는 쪽으로 체질을 개선해나간다는 뜻이다. SK에코플랜트를 이끌게 된 김형근 대표 역시 '재무통'이라 향후 건설 부문 수익성 확보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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