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미래의료혁신연구회장 자격 인터뷰서 소견 피력
“25학번 7500명 콩나물교실 파행 불가피" 우려 표명
전공의·의대생 이탈은 정부 일방적 강행에 절망감 때문
“의료개혁특위 구성, 원격협진으로 의료격차 해소" 조언
한국미래의료혁신연구회(한미연) 강대희 공동회장(서울대 의대 교수)이 “2026학년도 의대 입학정원을 원점에서 다시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해 주목받고 있다.
강 회장은 최근 월간지 '신동아'와 인터뷰에서 “의대 '25학번' 7500명 콩나물교실 파행이 불가피하다"고 우려를 나타내며 의대 입학정원 원점 논의를 요구했다.
강 회장은 인터뷰에서 국내 저가양질 의료서비스는 '병원 문턱'이 낮은 한국의료의 딜레마이며, 초고령 사회엔 진료보다 돌봄·치료보다 예방이 급선무라고 진단했다. 그리고 의사 수 늘리기 전에 질병패턴 파악부터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이 당장의 어려움과 미래에 대한 진로까지 포기하면서 진료 현장이나 학교를 떠난 근본적 이유로 근거 없는 정부의 일방적인 정책 강행에 대한 절망과 의협을 포함한 기성 의료계의 실망 때문이라는 분석하고 있다.
강 회장에 따르면, 의사 수를 늘리는 것이 올바른 판단이라면 첫째, 우리나라 의료의 올바른 모습에 대해 국민적 합의를 먼저 도출하고, 이에 따른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야 한다.
둘째, 이에 따라 의사 수가 언제까지 얼마나 필요하다는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며 이를 토대로 논의해야 한다. 셋째, 정책 결정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넷째로 법적·재정적으로 보장되는 의·정 합의체를 구성해 의료계의 반발을 잠재워야 한다고 강 회장은 말했다.
또한, 건강보험을 기본으로 하는 국내 의료체계가 안고 있는 여러 문제도 언급했다. 지난 30∼40년간 누적돼온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짚었다.
예를 들어, △상급종합병원이 중증환자 치료에 집중하도록 체계를 바꾸는 것 △환자들을 위해 어려운 치료를 감당하는 의사들이 합당한 경제적·사회적 대우를 받도록 하는 것 △지역의료와 전달체계를 살리는 것 △전공의들의 수련 과정을 개선하는 것 △환자와 의사들을 위한 의료사고 안전망을 구축하는 것 등을 시급한 과제로 열거했다.
강 회장은 “의·정 갈등 타협이 전공의와 의대생의 복귀를 전제로 한다면 이미 타협이 불가능한 시점에 왔지만 의료개혁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전공의와 의대생의 복귀 외에도 중요한 과제가 많다"면서 “한국 의료의 미래를 위해 지금이라도 사회적인 협의를 통해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아울러 “어떻게든 전공의들을 설득해서 의료개혁특별위원회(의개특위) '논의의 장'으로 들어오게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 강 회장은 “국회와 의료전문가 그룹의 참여를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장기적으로는 한국개발연구원(KDI)처럼 '한국의료정책개발원'(가칭) 같은 기구를 만들 필요가 있으며, 지역의료와 수도권 의료 간 격차를 해결하는 방안으로 '원격협진'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한국미래의료혁신연구회는 한국의 의료 경쟁력과 미래가치 제고를 위해 미래 의료 혁신정책을 연구하고 제안하는 싱크탱크를 표방하며, 세미나 개최 등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서울대 의대 3선 학장인 강대희 예방의학과 교수(서울대 지역의료혁신센터장·한국원격의료학회장)와 전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이사장인 임종윤 한미사이언스이사 겸 코리그룹 회장이 초대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