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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헌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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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 넘자” 건설업계 리더십 교체 열풍···속내 ‘제각각’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8.26 14:48

SK에코·신세계건설 등 ‘재무통’ 영입···수익성 개선 기대

DL이앤씨 ‘주택전문가’로 대표 교체···본업 경쟁력 강화 차원

박상신 DL이앤씨 대표, 강윤호 DL건설 대표, 김형근 SK에코플랜트 대표, 허병훈 신세계건설 대표(왼쪽부터).

▲박상신 DL이앤씨 대표, 강윤호 DL건설 대표, 김형근 SK에코플랜트 대표, 허병훈 신세계건설 대표(왼쪽부터).

건설업계 주요 기업들이 리더십 교체라는 카드를 속속 꺼내들고 있다. 대체로 불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수익성 개선에 대한 필요성이 커지며 '재무통'을 수장으로 앉히는 추세지만 자세한 속내는 각기 다르다. 다만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성과를 낸 리더에게는 확실한 보상을 지급하는 분위기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DL이앤씨는 지난 14일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열고 박상신 주택사업본부장을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 올해 들어서만 2번째 대표 교체다.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에 재선임된 마창민 대표는 8일만에 사임했다. 이어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서영재 전 LG전자 전무 역시 두달여만에 일신상의 이유로 물러났다.


박 대표는 1985년 DL건설의 전신인 삼호에 입사한 뒤 주택 사업에서만 30년 넘게 몸담았다. 2014년 삼호 경영혁신본부장, 2016년 고려개발 대표, 2017년 대림산업(현 DL이앤씨) 주택사업본부장 등을 지낸 뒤 2018년 3월부터 대림산업 대표를 맡았다. 삼호 경영혁신본부장 시절 워크아웃 조기졸업과 경영 정상화를 이끌어 내는 등 위기관리 능력이 검증됐다는 평가다.


DL이앤씨 자회사 DL건설 리더십도 바뀌었다. 새롭게 DL건설을 이끌게 된 강윤호 대표는 인사 및 기획 등 경영관리 전문가다. DL이앤씨에서 인재관리실장 등을 역임했고 지난해 DL건설로 자리를 옮겼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달 김형근 신임 대표이사 사장을 공식 선임했다. 1997년 SK이노베이션의 전신인 유공에 입사해 SK에어가스 대표, SK주식회사 포트폴리오매니지먼트부문장, SK E&S 재무부문장 등을 지낸 '재무통'이다.




김 사장은 건설 부문에 안정감을 높이고 다양한 신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취임사를 통해 “끊임없이 업무 효율성을 개선하고 비즈니스 모델을 혁신하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만 수익성과 가치를 제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신세계건설은 지난 4월 정두영 신세계건설 대표를 경질하고 후임으로 허병훈 경영전략실 경영총괄 부사장을 내정했다.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손실 1878억원을 내는 등 위기가 지속된 데 따른 것이다.


허 대표는 1988년 삼성그룹에 입사해 구조조정본부 경영진단팀, 삼성물산 재무담당, 미주총괄 최고재무책임(CFO) 등을 거친 인물이다. 2011년부터 호텔신라로 이동해 경영지원장 겸 CFO를 맡다 2018년 7월 신세계그룹에 입사했다. 전략실 기획총괄부사장보, 지원총괄 부사장, 관리총괄 부사장, 백화점부문 기획전략본부장, 전략실 재무본부장 등을 역임한 재무 전문가다.


업계에서는 허 대표가 신세계건설 재무 건전성을 회복하는 데 가장 먼저 힘을 쏟을 것으로 본다. 신세계건설은 영랑호리조트 흡수합병, 회사채 발행, 레저부문 양수도 등을 통해 유동성 확보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이밖에 GS건설은 지난해부터 허윤홍 대표가 지휘봉을 잡았다. 금호건설 역시 총수 일가인 박세창 부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섰다. 포스코이앤씨는 올해 2월 정기인사를 통해 전중선 전 포스코홀딩스 사장을 대표로 선임했다.


최근 수도권 부동산 시장이 상승세를 타고 있음에도 국내 건설사들의 실적은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방 부동산 시장 침체가 계속되고 있고 공사비 급등 여파로 수익성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건설공사에 투입되는 각종 비용의 가격 변동을 나타내는 지표인 건설공사비지수는 2020년 말 이후 3년간 26%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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