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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규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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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유 인쇄 기술의 혁신… 디지털 의류 프린터로 수놓은 ‘홍학’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8.28 15:45

브라더 코리아 GTX 데모 센터서 시연… 아날로그 방식 대비 작업 효율성
잉크젯으로 점 뿌리는 방식… “표현 가능한 색상, 사실상 무제한” 장점

경기도 파주시 상지석동 소재 브라더 코리아 GTX 데모 센터 내부. 사진=박규빈 기자

▲경기도 파주시 상지석동 소재 브라더 코리아 GTX 데모 센터 내부. 사진=박규빈 기자

“GTX 가먼트 프린터 플랫폼에 추가 부품을 구매해 각각의 제품에 맞게 디자인이 가능하고, 제품 생산 중 중단으로 인한 손실을 최소화 해 고객사의 수익성과 사업 영역 확대의 일익을 담당합니다."


28일 본지는 경기도 파주시 상지석동 소재 브라더 코리아 GTX의 국내 총판인 ㈜현우인터내셔널의 데모 센터에 방문했다. 브라더는 일본 아이치현 나고야시에 본사를 둔 사무·산업용 기기 제조 업체로, 프린터 사업에 주력하는 글로벌 기업이다. 인쇄 작업이 한창이던 이곳에서는 의류에 특화된 디지털 프린팅 솔루션을 살펴볼 수 있었다.


브라더 국내 총판 현우인터내셔널 직원이 'GTX 그래픽스 랩' 프로그램을 활용해 티셔츠 도안 작업을 하는 모습. 사진=박규빈 기자

▲브라더 국내 총판 현우인터내셔널 직원이 'GTX 그래픽스 랩' 프로그램을 활용해 티셔츠 도안 작업을 하는 모습. 사진=박규빈 기자

옷에 찍어내는 프린팅이라 하니 고등학교 3학년 미술 과목 시간에 해본 실크 스크린이 떠올랐다. 당시를 떠올려보면 직접 원하는 티셔츠를 만들어본다는 재미는 있었지만 도안에 대한 밑그림 작업을 하는 등 일일이 손으로 그리고 틀에 맞춰 약품을 바르는 등 번거로움이 있었다.


이를 상업화 할 경우 제품 생산에 필요한 원단 수량이 다품종 대량인지 소량인지에 따라 재고량이 달라지고, 그 수량이 적을수록 원단 가격이 높아진다는 단점도 존재한다.


브라더 관계자는 “디지털 프린팅 기술은 시안 작업 없이 필요한 만큼만 출력해 내보내면 재고량을 줄일 수 있고, 재고가 필요 없는 다품종 소량 생산이 가능하다"며 “디자인과 생산 과정이 분리 진행돼 작업 시간을 실크 스크리닝 계열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인쇄 현장으로 들어가니 모니터에 도안을 'GTX 그래픽스 랩' 프로그램의 티셔츠 플랫폼에 바로 띄워주는 것을 미리 볼 수 있었다. 실제로 제품을 제작하기 전에 형상의 크기와 위치를 확인할 수 있어 매우 편리해보였다.


GTX 프로 프린터가 흰 티셔츠에 인쇄한 결과물. 사진=박규빈 기자

▲GTX 프로 프린터가 흰 티셔츠에 인쇄한 결과물. 사진=박규빈 기자

이렇게 컴퓨터에 작업 명령을 내리면 이와 연결된 GTX 프로 프린터가 데이터를 전송받아 인쇄하는 식으로 진행됐다. 이 프린터에 사용되는 잉크는 '오코텍스 에코 패스포트(OEKO-TEX ECO PASSPORT)'를 받아 친환경 제품임을 인증 받았다. 잉크를 원단에 뿌리고 열을 가하면 티셔츠가 완성된다.


브라더 코리아 관계자는 “순면 재질에 원단 직접 인쇄(DTG) 작업 후 열 처리를 하면 세탁 시 물빠짐 문제가 없고 통기성이 정말 좋다"고 강조했다.


혹시 염료가 후면에 배어나오지 않을까 싶었지만 잉크젯 방식의 GTX 프로 프린터의 헤드가 점을 찍어내는 게 아니라 뿌리는 것이어서 깔끔하게 작업이 잘 마무리 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갈라질 염려도 없었다.


표현 가능한 색상이 얼마나 되느냐는 질문에 브라더 측은 사실상 무제한이라고 답변했다. 또 국내 디지털 프린팅 시장 점유율이 89%로 압도적 1위인 만큼 이름을 대면 알만한 국내외 유명 의류 업체들도 자사 프린터를 보유한 거래처에서 납품받는다고 부연했다.


에코백에 전사 작업을 통해 만들어진 결과물. 사진=박규빈 기자

▲에코백에 전사 작업을 통해 만들어진 결과물. 사진=박규빈 기자

입시 설명회와 같은 곳에서는 미리 뽑아둔 도안을 원단에 열처리해 만들어진 기념품을 받기 마련이다. 고무와 같은 재질이어서 작업이 이뤄진 부분의 원단을 구부리면 벗겨지기도 한다. 반면 브라더의 '필름 인쇄 후 원단 부착(DTF)' 기술에 따른 전사 방식이 적용된 에코백의 경우 내구도가 보장될 것으로 기대됐다.


브라더의 'DTE' 솔루션으로 자수 인쇄물에 염료를 입힌 모습. 사진=박규빈 기자

▲브라더의 'DTE' 솔루션으로 자수 인쇄물에 염료를 입힌 모습. 사진=박규빈 기자

단연 압권은 자수 프린팅이었다. 가령 랄프 로렌(RALPH LAUREN)의 폴로 티셔츠에 새겨진 '포니'의 경우 단색으로 이뤄져 있는데, 이는 해당 색상으로 만들어진 실로 자수 작업이 이뤄져서다. 카메라와 자수기가 접목된 브라더의 'DTE' 솔루션은 실을 바꿀 필요 없이 그 자체에 잉크를 정밀하게 뿌려 다채로움을 넘어 예술 작품에 가까운 결과물을 선보였다.


정면 아닌 측면과 하방에서 보니 그 디테일이 살아있음도 볼 수 있었다.


브라더 코리아 관계자는 “자수 공장에서 중요한 것은 실(絲) 가격이 아니라 작업 소요 시간인데, 이를 절반 이하로 줄일 수 있어 원가 부담이 줄고 3000여가지의 색상을 모두 사용할 수 있다"며 “당사는 이를 전세계에서 최초로 구현했고, 자수 분야 종사자들의 '러브 콜'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브라더 측이 의류에 인쇄 작업을 한 후 내구도 테스트 차원에서 야외에 걸어둔 모습. 사진=박규빈 기자

▲브라더 측이 의류에 인쇄 작업을 한 후 내구도 테스트 차원에서 야외에 걸어둔 모습. 사진=박규빈 기자

외부로 나가보니 염료가 웨더링에 얼마나 견딜 수 있는지 실험 차원에서 걸어둔 티셔츠들이 있었다. 비·바람·햇빛 등 혹독한 야외 환경에 2년 내내 걸려있었지만 이를 감안하면 상당히 양호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어 브라더의 기술력에 감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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