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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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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륜] 인오술오(人五術五) 읽어내면 경륜 보인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8.30 09:12

광명=에너지경제신문 강근주기자 흔히 경마를 마칠인삼(馬七人三)이라 말하며, 경마 승부에선 말의 능력을 중요하게 평가한다. 그렇다면 경륜은 어떨까? 경륜은 선수들이 타는 자전거는 똑같기에 오로지 100% 사람의 힘 하나만으로 승부가 결정되리라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경륜에는 인오술오(人五術五) 또는 인칠술삼(人七術三)이란 말이 있다. 즉, 아무리 다릿심이 뛰어난 선수라 하더라도 상대나 상황에 맞는 전법이 없다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다.


광명스피돔에서 특선급 선수들 경주 출발

▲광명스피돔에서 특선급 선수들 경주 출발. 제공=국민체육진흥공단

◆ 경정-경마에는 없고 오직 경륜에만 있다, '마크'

경륜이 여타 다른 종목과 가장 차별되는 전술이 있다면 바로 '마크' 전법이다. 경정에서는 모터보트, 경마에선 말이 결승선을 향해 횡렬(넓게 퍼져 있는 형태)로 진행되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경륜은 횡렬로 진행될 때도 있지만 종렬(긴 띠 모양 형태)로 진행되는 경우도 많다.


이때 경주에서 대열 선두를 달리는 선수는 공기 저항 등으로 뒤를 따라오는 선수에 비해 약 30% 정도 힘을 더 소모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우승후보 뒤를 바짝 잘 추격한다면 힘이 30%가 부족할지라도 적어도 후순위는 차지할 수 있는데, 이런 전법을 '마크'라고 한다.


폭발적인 다릿심을 자랑하며 시원하게 경주를 주도하는 선행과 젖히기 전법이 경주를 관람하는 이들에게 호쾌함을 선사한다면, 상대 뒤에서 막판 역전을 노리는 마크 후 추입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짜릿함을 선사하는 매력도 있다.


◆ '마크' 전법 선수 생존 키워드, 조정술-순발력

경륜 일각에선 선행과 젖히기가 주 전법이던 선수가 나이가 들며 힘이 부족해지면 마크 전법으로 변한다며 마크 전법을 평가절하 한다. 하지만 마크 전법을 잘 구사하려면 뛰어난 자전거 조종술과 순발력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다면 선행하는 선수 뒤를 지켜내지 못하며 순위권 밖으로 밀려나는 경우가 적잖다.




게다가 선행과 젖히기 전법이 주 무기인 강자에게도 마크 전법은 꼭 필요하다. 경륜선수들은 경주 출전을 위해 입소를 하게 되면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3일간 매일 경주를 치른다. 그러므로 무리하게 선행과 젖히기만 고수하다 보면 금, 토, 일 경주 중 제일 큰 상금이 걸려있는 일요일 경주에서 체력이 달려 결코 원하지 않는 좋지 못한 성적을 낼 수도 있다.


1번 경륜선수(흰색)가 앞서가는 5번 경륜선수(노란색) 뒤를 바짝 쫓고 있는데, 이 전법이 '마크'다

▲1번 경륜선수(흰색)가 앞서가는 5번 경륜선수(노란색) 뒤를 바짝 쫓고 있는데, 이 전법이 '마크'다. 제공=국민체육진흥공단

◆ 마크도 알고 연대도 분석하면 경륜 재미 '배가'

경륜은 경마처럼 기록경주가 아니라 작전에 따라 경주를 풀어가기 때문에 실력이 한 수 아래라 하더라도 입상에 성공할 수 있는데, 여기서 중요한 변수가 '연대'다. 경륜선수은 연고, 출신학교, 친분 등에 따라서 팀을 이룬다. 이런 선수들이 대열을 형성하며 협공작전을 펼치기 때문에 사전에 연대 파악이 경주 추리 기본이다. 경륜경정총괄본부는 경륜 누리집에 있는 선수 정보 또는 출주표 등을 통해 이런 정보를 고객에게 제공하고 있다.


예상지 최강경륜의 박창현 발행인은 “경륜도 여타 경주처럼 선수기량이 얼마나 우수한지를 분석해야 한다. 그러나 특출 나게 눈에 띄는 선수가 없이 비슷한 수준이라면, 전법이나 연대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선행형이 몰린 편성에선 마크, 추입형 선수가 유리할 수 있고, 반면 마크, 추입형 선수가 다수인 경주에선 선행이나 젖히기 같은 자력 승부형 선수가 유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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