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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헌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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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집값 잡기’ 통할까?···부동산시장 ‘안정화’ 기대↑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9.05 14:57

대출 옥죄기 등에 소비 심리 위축···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 하락 반전

건설사들 ‘막차 수요’ 노린 알짜 분양 봇물···한은 금리인하 등 주목

자료사진.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전경.

▲자료사진.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전경.

정부가 각종 정책과 금융 규제를 총동원해 '집값 잡기'에 나서면서 하반기 아파트 가격의 향배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대출을 옥죄는 만큼 당장 수요가 줄어들고 공급 대책이 속속 발표되면서 불안심리를 잡아가고 있어 서울 중심 집값 급등 상황은 일단락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반면 내년 이후 몇년간 장기적으로 공급이 부족한 데다 금리 인하 효과가 선반영된 만큼 당분간 상승세를 계속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넷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104.0으로 전주(104.4) 대비 0.4포인트(p) 떨어졌다. 지난달 둘째 주 104.8로 정점을 찍은 후 셋째 주 104.4 등 서서히 내려가는 상황이다. 이 같은 분위기는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정부의 전방위적인 '집값 잡기' 대책이 효과를 내기 시작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금융당국은 이달 들어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은행권의 수도권 주담대에는 스트레스 금리를 추가로 더 얹는 게 골자다. 지난 2월부터 은행권 주담대에 스트레스 가산 금리 0.38%p를 적용하다 2단계 조치(0.75%p적용)에 들어간 것이다. 여기에 일부 은행은 1주택 이상 보유자에 대해 수도권 주담대는 물론 전세대출까지 중단한 상태다.


국토교통부는 서울·수도권 일부 지역 아파트를 중심으로 가격 상승과 거래량이 증가하면서 집값 담합 같은 시장 교란행위 신고가 증가하고 있다며 지난달부터 조사에 착수했다.


공급 카드도 계속 꺼내고 있다. 국토부는 최근 서울 동작구 수방사 부지 등 입지가 우수한 지역에 4000가구를 공급한다고 발표했다. 3기 신도시 최초로 인천 계양 A2·A3 블록에서는 1106가구를 분양한다.




금리 변동 등은 향후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말 기준금리를 3.50%로 동결하기로 하면서 향후 인하에 대한 기대감은 열어놨다. 중국 경제가 좀처럼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가운데 미국에서까지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까지 커지고 있어 중장기적으로는 금리 인하가 기정사실화된 상태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이달 '빅 컷'(기준금리 0.5% 인하)을 단행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다만 이창용 한은 총재는 “물가 수준만 봤을 땐 기준금리 인하 여건이 조성됐다"면서도 “(금리 동결 이유는) 한은이 유동성을 과잉 공급함으로써 부동산 가격 상승의 심리를 자극하는 실수를 범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한은이 금리를 지나치게 빠르게 내려 부동산 매수 심리에 불을 붙일 가능성은 적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건설사들은 최근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에 따라 분양 시장이 다시 활성화되는 상황에서 그동안 재놨던 상품들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더 오르지 전에 사야 한다"는 수요를 잡기 위해서다. 이달부터 다음달까지 수도권에서만 2만5000여가구를 분양한다. 주택산업연구원이 발표한 아파트 분양 전망지수를 보면 수도권의 경우 지난달 104.3을 기록해 전월 대비 15.8p 뛰었다. 삼성물산 '래미안 송도역 센트리폴'(1024가구), 현대건설 '힐스테이트 평택역센트럴시티'(1918가구), 롯데건설 '청담르엘'(1261가구), 한양 '한강 수자인 오브센트'(3058가구) 등 눈길을 끄는 단지도 상당수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대출 규제를 중심으로 집값 잡기에 나서면서 상급지와 하급지간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강남 등 도심 지역은 자금여력 충분한 수요자들이 움직이는 측면이 있어 (대출규제에) 영향을 덜 받는 편"이라며 “연말까지는 강보합 정도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이어 “비강남 비도심 지역들과 외곽 지역들의 경우 연말까지 확실히 둔화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며 “기존에도 있던 가격 차이가 더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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