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기업공개(IPO) 시장 최대어로 꼽히는 케이뱅크의 몸값이 최대 5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케이뱅크는 올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면서 두 번째 인터넷은행 상장의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지난 6일 이사회를 열고 일반 공모 방식으로 보통주 4100만주를 증자하기로 결의했다. IPO를 통해 4100만주의 신주 모집을 하겠다는 것으로, 신주 외 매출주주의 구주매출 4100만주를 포함해 총 8200만주를 공모할 계획이다.
공모가 희망 가격 범위는 9500~1만2000원이다. 공모주 수와 희망 가격을 적용해 계산하면, 공모를 통해 들어오는 공모 규모는 7790억~9840억원으로 1조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현재 케이뱅크의 발행 주식 수는 3억7569만5151주다. 신주 발행분을 더해 상장 후 시가총액을 계산하면 3조9586억~5조3억원 규모에 이른다. 이는 올해 IPO 시장의 최대 규모다. 상반기 최대어로 꼽힌 HD현대마린솔루션의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3조7071억원으로 이보다도 크다.
케이뱅크는 “최종 신주 발행가액은 청약일 전에 실시하는 수요예측 결과를 반영해 공동대표 주관사인 NH투자증권, KB증권, 메릴린치인터내셔날엘엘씨증권 서울지점과 합의해 최종 결정할 예정"이라며 “신주 종류와 수 등 자세한 사항은 향후 제출할 증권신고서를 참고하길 바란다"고 했다.
케이뱅크의 일반 공모 청약 예정일은 10월 21~22일, 상장 예정일은 10월 30일이다.
케이뱅크의 공모 후 시가총액은 앞서 시장에서 예상한 것과 비슷한 규모다. 시장에서는 케이뱅크이 기업가치를 4조~5조원대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망했다.
단 국내 유일한 상장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의 주가 부진 등에 케이뱅크가 제대로 된 기업가치를 산정받을 수 있을 지 불분명하다는 시각이 많았다. 카카오뱅크가 케이뱅크의 국내 피어그룹(비교기업)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인데, 카카오뱅크의 경우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가 SM엔터테인먼트 주가 조종 혐의로 구속되는 오너리스크가 주가의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여기에 인터넷은행 산업의 한계에 대한 우려 등이 제기되면서, 2021년 8월 상장 당시 7.3배까지 인정받았던 카카오뱅크의 PBR(주가순자산비율)은 현재 1.5배까지 떨어졌다.
이 가운데 케이뱅크는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두는 등 내실 면에서 개선된 모습을 보이면서 시장의 기대감을 키웠다. 케이뱅크의 상반기 순이익은 854억원으로 역대 최대다. 지난해 상반기(250억원)에 비해 3배 이상 늘어난 데다, 2022년의 연간 최대 순이익(836억원)을 반기만에 넘어섰다. 상반기 말 수신 잔액은 21조8500억원, 여신 잔액은 15조67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5.8%, 23.7% 늘었다. 고객 수는 올해 상반기에만 194만명이 늘어나며 상반기 말 기준 1147만명을 기록해 1000만명을 넘어섰다. 특히 케이뱅크의 지배구조가 카카오뱅크와 다르다는 점을 강조하며 카카오뱅크의 주가 부진에 휩쓸리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케이뱅크는 빠른 시일 내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후속 상장 절차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유가증권시장 상장은 케이뱅크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발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