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출수수료를 둘러싼 홈쇼핑과 유료방송사의 갈등이 또다시 불거지는 모양새다. CJ온스타일이 딜라이브·아름방송·CCS충북방송 등 케이블TV(SO)사업자 3곳에 다음달부터 방송 송출을 전면 중단키로 하면서다. 이 같은 신경전이 업계 전반으로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CJ온스타일은 △딜라이브 △아름방송 △CCS충북방송에 송출 중단을 통보한다고 1일 밝혔다. 이에 따라 해당 유료방송서비스 이용자들은 다음달 1일 자정부터 CJ온스타일 채널을 볼 수 없게 된다.
송출수수료는 홈쇼핑 사업자가 인터넷TV(IPTV)·케이블TV·위성방송 등 유료방송사업자에게 채널을 배정받고 지불하는 비용을 의미한다. 지상파 채널에 가까워 소비자의 접근성이 높은 번호일수록 금액이 높게 책정돼 있다. 협상을 통해 수수료율이 결정되면, 해당 기준을 당해 1월부터 협상 완료 시점까지 소급 적용하는 구조다.
홈쇼핑업계에서는 시장 침체로 실적 부진이 장기화돼 수수료 인하가 필요하다고 주장하지만, 유료방송업계는 모바일·인터넷 등 기타 매출 관련 데이터 공개와 홈쇼핑사의 가이드라인 위반 행위에 대한 개선이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평행선을 그리고 있다. 사업자 간 갈등의 골이 해를 넘기면서 깊어지고 있는 만큼 업계에선 재발 가능성을 점쳐 왔다.
CJ온스타일은 지난해에도 LG헬로비전에 블랙아웃(송출 중단)을 통보한 바 있다. 다만 이후에도 협상을 이어오며 간신히 막았는데, 올해는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이와 관련 홈쇼핑업계 관계자는 “TV홈쇼핑 7개 법인의 지난해 매출은 최근 5년 새 최저치를 기록한 상황"이라며 “반면 유료방송사에 낸 송출수수료는 방송 매출액 71%에 달하는 1조9375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다만 송출수수료 인상폭은 점진적으로 축소되고 있다. TV홈쇼핑협회 '2023년도 TV홈쇼핑 산업 현황'에 따르면 TV홈쇼핑 7개 채널 및 겸영 T커머스 5개 채널 수수료의 전년 대비 증가율은 2018년 10.3%까지 올랐지만, 2022년 5.2%로 낮아졌고 지난해에는 1%까지 떨어졌다. 특히 SO 대상 송출수수료의 경우, 홈쇼핑업계에서 지난해 매출 하락을 이유로 인하를 지속 주장해 케이블업계가 이를 수락한 상태로 전해진다.
이와 관련 SO 한 관계자는 “홈쇼핑 방송채널 사용계약 가이드라인에 따라 합리적인 TV홈쇼핑 송출수수료 산정안을 제시하며 협상에 임했다"며 “가입자수 감소 비율과 홈쇼핑 매출증감 비율, 인터넷·모바일커머스 중 방송상품 매출 증감 등을 종합 고려했지만, 홈쇼핑사의 과도한 인하요구로 협상이 진전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에 송출 중단을 예고한 3곳이 아날로그 송출 방식인 일방향상품(8VSB) 가입자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 매출 증대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주장도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8VSB는 셋톱박스 없이 단방향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정부 정책 차원에서 합리적인 가격으로 방송서비스를 제공하는 상품이다. 그러나 방송상품의 가격이 홈쇼핑 매출 기여도와 연동돼 비례 관계가 있다는 추정은 논리적인 근거가 없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8VSB 가입자 중 홈쇼핑 주요 고객층인 중·장년층의 비율이 높다는 점에서다.
이에 대해 유료방송업계 한 관계자는 “송출수수료 가격을 올린 건 IPTV인데, 마치 케이블TV에서도 올린 것처럼 왜곡하고 있다"며 “지난해에는 위성방송을 대상으로 블랙아웃 압박을 넣었는데 올해는 케이블TV 전반으로 확대되는 모양새"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