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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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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스냐 트럼프냐…한국 산업 운명 갈린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10.07 11:00

KIET “30년 산업질서 재편 변수”
후보별 정책 차이…맞춤 대응 필요
자동차·반도체 등 업종별 영향 상이

미국 대선 경쟁자인 트럼프 전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AFP/연합뉴스

▲미국 대선 경쟁자인 트럼프 전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AFP/연합뉴스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한국 주요 산업의 대응 전략을 차별화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산업연구원(KIET)은 7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오는 11월 5일 치러질 미국 대선이 한국 산업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고 대응 방안을 제시했다.


◇대선 결과에 따라 세계 무역질서 '지각변동' 예고


KIET는 이번 미국 대선이 향후 30년간 전 산업의 국제 분업 구조를 재편할 결정적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어떤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우리 경제와 산업 경쟁력의 재도약을 위한 맞춤형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카멀라 해리스 후보와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는 주요 정책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특히 국내 경제 정책과 친환경·에너지 부문에서 대립 구도가 선명하다. 해리스 후보는 바이든 행정부의 기조를 대부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나, 일부 경제 정책에서는 오히려 더 진보적인 면모를 보이고 있다. 반면 트럼프 진영은 경제 성장을 위한 감세와 화석연료 산업 부흥을 주장하고 있다.


대중국 정책에서도 두 후보는 견제 입장을 취하고 있으나, 그 방식에서 차이를 보인다. 해리스는 '전략적 표적 관세'를, 트럼프는 '전략적 디커플링'을 주장한다. KIET는 트럼프 당선 시 중국에 대한 항구적정상무역관계(PNTR/MFN) 지위 철폐와 60% 관세율 도입 가능성을 언급하며, 이 경우 세계 무역 질서에 큰 충격이 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해리스 당선 시 친환경·첨단 산업 '기회의 창' 열려


해리스 후보 당선 시 자동차, 배터리, 방위산업 등이 상대적으로 유리할 전망이다. 현재의 대미 자동차 수출 호조세가 이어지고, 배터리 산업의 시장 분위기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KIET는 전기차 구매보조금 정책에 맞춘 자동차 수출 전략 강화와 배터리 산업의 미국 내 투자 확대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방위산업의 경우, 우크라이나 및 나토 지원 강화로 우리 방위산업의 수출 기회가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KIET는 미국 및 NATO 방산 공급망 진입 기회를 적극 모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무기체계의 수출 대상국 내 생산 요구가 늘어나고 있어 균형감 유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철강과 화학 산업은 노동 및 친환경 요건에 기반한 비관세 장벽 심화로 교역 조건이 악화될 수 있다. 반도체 산업은 대중국 수출통제가 첨단 영역에 집중되면서 스마트폰 시장에서 중국 기업들의 약진이 우려된다. KIET는 해리스 당선 시 점진적이고 안정적인 수출 다변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트럼프 재집권땐 '보호무역 강화'…수출기업 비상


트럼프 후보 당선 시에는 'AMERICA FIRST' 기조에 따른 보편·상호관세 정책으로 대미 수출이 전반적으로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고 KIET는 분석했다. 특히 자동차와 철강 산업의 관세 리스크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수입관세 인상에 대비해 자동차 산업의 현지 생산 확대가 필요하며, 내연기관차 규제 완화에 따른 균형적 포트폴리오 유지도 중요하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배터리 산업은 그린 뉴딜 정책 폐기 가능성에 대비한 리스크 관리가 중요하다. KIET는 글로벌 시장 다변화로 미국 시장 의존도를 축소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반도체 산업의 경우, 대체 시장 발굴과 미국 내 투자 확대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의약품 산업에 대해서는 트럼프 당선 시 필수의약품 자립 정책에 대응한 현지화 전략 수립이 필요하며, CDMO(의약품 위탁개발생산) 및 바이오시밀러 등 틈새시장 공략을 강화해야 한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新산업·통상 전략 재설계 시급"


이번 연구를 진행한 정은미 KIET 선임연구위원는 “한 세대를 30년이라고 한다면, 중국 중심의 세계 무역 질서 확장 국면은 이제 종료되었다"고 평가하며 “과거 우리 산업 정책의 방향성을 규정해 왔던 시대적‧구조적 전제들이 모두 전면적으로 교체되어야 한다는 의미로 미래 30년을 내다보는 국가 신(新) 산업‧통상 전략 재설계가 시급하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미국 대선 분석 보고서의 자세한 내용은 KIET 유튜브 채널에서 총괄 및 업종별 5편의 영상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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