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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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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혁 신한은행장, 연임 막을 수 없는 이유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10.07 17:10

신한, 계열사 대표이사 경영승계절차 진행중
정상혁 행장 올해 말 임기 만료
연임 가능 무게

재임기간 실용주의, 올라운더 CEO 진가
외풍 휘둘리지 않고 ‘고객몰입’ 경영철학 안착

정상혁.

▲정상혁 신한은행장.

정상혁 신한은행장이 올해 말로 임기가 만료되는 가운데 우수한 실적과 무사고, 경영 안정성 등을 바탕으로 추가 임기를 부여받는데 무게가 실린다.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그룹사 최고경영자(CEO)들에게 고객중심 사고, 내부통제, 과정의 정당성을 지속적으로 당부하고 있는데 정상혁 신한은행장은 재임 기간 은행권에서 발생한 각종 사고에서 한발 비껴나면서 진 회장의 경영전략을 가장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상혁 행장, '실용주의 리더십' 강점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2월 취임한 정상혁 신한은행장은 올해 연말로 임기가 만료된다.


신한금융지주 자회사최고경영자후보추천위원회(이하 자경위)는 정상혁 행장을 비롯해 올해 말부터 내년 초까지 임기가 만료되는 대표이사에 대한 승계절차를 지난달 10일부터 개시했다. 업계에서는 정 행장이 추가 임기를 부여받을 것으로 기정 사실화하고 있다.


우선 정 행장은 재임 기간 현장 중심의 실용주의 리더십을 발휘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 행장은 이전까지 신한은행장을 역임한 CEO들과 달리 그룹 내부적으로 정치색이나 지역색깔이 뚜렷하지 않다는 점이 강점이다. 정 행장은 행장 취임 전까지 고객만족센터 부장, 역삼역금융센터장, 성수동기업금융센터 커뮤니티장 등을 지내며 현장 감각을 익혔고, 진옥동 회장이 신한은행장으로 재임하던 2019년 3월부터 12월까지 비서실장을 역임했다. 정 행장은 지난해 행장 취임 전까지 경영기획그룹장, 자금시장그룹장을 지낸 바 있다.


그룹 내부에서는 정 행장을 두고 굳이 특정하자면 영업 쪽에 가까운, 올 라운더(All-rounder) CEO로 부르고 있다. 이는 CEO에게 따라붙는 경영통, 영업통과는 결이 다른 수식어다. 영업, 재무 등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았다는 의미다.




정 행장의 이러한 경력은 은행장 취임 이후 오직 경영에만 집중하면서 진 회장으로부터 신임을 받는데 결정적 요인이 됐다고 금융권은 보고 있다. 정 행장 스스로 금융지주 회장을 넘볼 수 있는 2인자가 아닌, 전문경영인에 가까운 2인자를 택한 덕분에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사태, 부당대출 등 각종 사고에서도 비껴갔다는 분석이다.



정 행장 연임시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의 의중은

실제 올해 2월 신한은행, 신한카드가 함께 출시한 '쏠 트레블 체크카드'는 누적 발급량이 120만장을 돌파했는데, 이는 정 행장이 진 회장과 비은행 계열사 CEO 사이에서 가교역할을 수행하면서 실질적인 성과를 창출한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실적 측면에서도 탁월했다. 신한은행은 올해 상반기 2조535억원으로 4대 은행 중 유일하게 2조원이 넘는 순이익을 냈다. 정 행장이 연초 조직개편에서 '고객몰입' 경영철학을 토대로 은행 관점의 조직을 고객 중심으로 과감하게 재편한 점이 이러한 실적으로 이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외부에서 볼 때는 (타 CEO와 달리) 선이 굵지 않고, 특징이 없다고 평가절하할 수 있지만, 이를 다르게 보자면 은행장으로서 최대 덕목인 가교 역할과 실리 중심의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이 글로벌 부문에서도 굵직한 성과를 낸 점도 그룹사 입장에서 정 행장을 신임하는 배경으로 꼽힌다. 신한금융그룹은 올해 상반기 글로벌부문에서 순이익 4108억원을 달성했다. 이 중 신한은행은 올해 상반기 현지법인, 지점을 포함해 4007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특히 신한베트남은행은 순이익 1413억원을 기록하며 전체 글로벌 실적에 효자 역할을 했다. 신한은행 측은 “(정상혁 행장은) 작년 2월 취임 이후 모든 의사결정 기준을 고객에 두고 업무 프로세스 전반에 고객중심 가치가 깊이 파고들 수 있도록 노력 중"이라며 “국내외 신한은행 직원들이 영업과 고객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독려한 점이 상반기 우수한 실적으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신한은행

▲신한은행.

이같은 평가를 종합하면 하반기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진옥동 회장은 정 행장에 추가 임기를 부여할 것이라는데 무게가 실린다. 진 회장 입장에서는 정 행장의 연임을 통해 조직 안정, 중장기 성과 창출이라는 메시지를 그룹사에 전파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정상혁 행장은 외풍에 휘둘리지 않고 전문경영인 느낌으로 경영에만 집중한 CEO"라고 밝혔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작년과 다르게 신한은행의 실적이 많이 회복됐기 때문에 (정 행장은) 최소 1년은 더 자리를 유지하지 않겠나"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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