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저 기업 대명소노그룹이 티웨이항공 경영권을 확보하고자 지분을 늘려가는 가운데 공개 매수는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우호 지분이 없어 결국 고려아연 분쟁과 같은 구도가 그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고, 결국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예림당 측과 격돌해 경영권을 얻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티웨이항공 최대 주주는 예림당 측으로, 티웨이홀딩스와 함께 29.74%를 보유하고 있다. 2대 주주인 대명소노그룹은 꾸준히 지분을 매집해와 현재 26.77%를 들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양측의 지분 격차가 2.97%p에 지나지 않는 상황에서 대명소노그룹은 최근 공개 매수 계획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서와 같은 구도가 그려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예림당 측은 경영권 방어 차원에서 백기사를 확보하고자 하나 자금 여력이 없어 현실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11일 종가 기준 티웨이항공 시가 총액은 7064억원이고, 절반 수준인 지분 50%까지 확보하려면 1414억7189만원 가량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경영권 분쟁으로 주가가 더욱 오르면 투입해야 할 자금 소요량은 그만큼 늘어나게 된다.
올해 반기 보고서상 예림당과 티웨이홀딩스가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과 단기 금융 자산을 모두 합하면 471억4894만원으로 집계된다. 반면 대명소노그룹의 사실상 지주회사인 소노인터내셔널의 경우 4822억3915만원을 갖고 있어 자금력 차이가 10.22배나 난다.
예림당 측이 소유한 서울 성동구 성수동 아차산로 153 소재 건물 활용도 고려할 수 있지만 턱없이 부족하다. 대지 1237㎡, 연 면적 7179㎡(지하 2층, 지상 11층)의 건물은 인근 실거래 가격을 감안해도 800억~1000억원에 시세가 형성돼있어 자금 동원력 측면에서 밀린다.
올해 8월 1일 대명소노시즌은 더블유벨류업으로부터 티웨이항공 지분 10%를 708억원에 양수했다.
대명소노그룹이 티웨이항공 인수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최근 유럽 노선 확대 등 사업 확장에 따른 가치 상승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어서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와 관련, 정홍근 티웨이항공 대표이사(사장)은 2027년 매출 3조원·기재 50대 확보 등 양적 성장을 공언한 바 있다.
또한 리조트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만큼 대명소노그룹은 항공업과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앞서 대명소노그룹 계열사 소노인터내셔널은 프랑스 파리 시내의 4성급 호텔을 인수했고, 한진칼로부터는 미국 하와이주 호놀룰루 소재 와이키키 리조트 호텔을 사들였다.
티웨이항공 재무제표를 살펴보면 등기 임원 7명 중 4명의 임기는 내년 중 만료될 예정이다. 앞서 대명소노그룹은 티웨이항공 지분 공개 매수에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종래의 움직임과 별 다른 우호 지분이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대명소노그룹은 공개 매수를 진행해 추가 지분 매입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배세호 iM하이 연구원은 “대명소노가 JKL파트너스로부터의 주당 매입가액인 3290원에 23.2% 상당의 지분을 공개 매수하면 1646억원으로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고, 이는 예림당 측에 지불해야하는 매각 대금보다 더욱 경제적인 인수 방법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그러나 예림당 측의 맞불 공개 매수 가능성도 있어 대명소노 측이 제시하는 인수가액보다 예림당 측이 더 높은 매수 가격을 설정하고, 다시 대명소노 측이 또 다시 매수가를 높이면 결국 장내 지분 매수와 비용의 차이가 없을 수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복수의 항공업계 관계자들은 “현 상황에서 이변이 없다면 대명소노그룹이 티웨이항공 이사회를 장악해 경영권을 갖게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