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중은 누구이고, 그들은 무엇을 할 수 있는가?"
1895년에 출간된 '군중심리'는 출간 후 1년만에 20여개 언어로 번역되는 등 큰 화제를 모았다. 현재까지도 사회심리학과 집단심리학의 토대를 정립한 역작으로 평가를 받고 있다.
책은 심리학, 사회학, 역사학을 넘어 후대의 정치인, 투자자 등 대중의 마음을 읽고자 하는 모든 이에게 필독서로 자리매김했다.
그렇다고 항상 긍정적인 평가만 받은 것은 아니다. 군중에 대한 르 봉의 획기적인 사상은 히틀러, 무솔리니 등의 독재자에게 악용됐다는 이유로 비난받기도 했다. 르 봉이 군중을 선동에 쉽게 휩쓸리는 존재, 이미지와 환상을 사용해 집단적으로 동원할 수 있는 존재로 분석했기 때문이다.
르 봉이 군중의 등장과 그들의 정치적 영향력 강화를 불안한 시선으로 바라본 것은 사실이다. 르 봉은 군중을 부정적으로만 인식하지 않았다. 그는 군중의 부정적 속성을 나열하면서도 이들이 때로는 고립된 개인보다 더 우수할 수 있고 나아가 고귀하고 위대한 일도 할 수 있다고 했다.
군중을 혐오하고 경멸하면서도 이들을 악행만 일삼는 수동적인 집단으로 보지 않은 채 군중의 가능성을 포괄적으로 탐구한 셈이다. 출간된 지 한 세기가 훌쩍 넘은 책이 오늘날까지도 널리 읽히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오늘날 국가의 운명은 더는 군주의 회의가 아닌 군중의 영혼 속에서 준비되고 있다." 군중은 멸시의 대상이기도 하지만 문명 발전을 추동하는 경외의 대상이기도 하다.
제목 : 군중심리
저자 : 귀스타브 르 봉
번역 : 이재형
발행처 : 문예출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