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공항 플랫폼을 해외로 전파하기 위한 학회가 생겨난다.
26일 본지 취재 종합 결과 관련 업계는 오는 29일 16시 서울 강서구 공항동 국립항공박물관 강당에서 '한국공항학회' 출범식을 개최할 것으로 확인됐다.
초대 학회장은 국토교통부 제2차관을 역임한 여형구 한국항공대학교 석좌 교수(교통공학 박사)이고, 임원진에 해당하는 부회장단은 학술분과위원장인 백호종 한국항공대학교 항공교통물류학부 미래항공교통학과 교수를 위시해 10인으로 구성된다. 우기홍 대한항공 대표이사(사장)·최기주 아주대학교 총장이 고문역을 맡는다.
학회 사무국은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현천동 소재 한국항공대 내에 설치하기로 했다.
기관 회원으로는 대한항공·한국공항공사·인천국제공항공사·삼성물산 건설부문·현대건설·DL·유신·한국전력공사·포스코, 종합건축사사무소 근정·희림 등이 참여하고 아직 개인 회원 모집은 하고 있지 않다.
대한항공은 공항 건설 후 운영에 들어갈 경우 항공기 관련 분야에 대한 조언을 담당한다. 양대 공항공사는 학회에서 공항 플랫폼 해외 수출 전략을 구상하고 본격 연구에 나선다. 건설사들과 엔지니어링 업체들은 활주로 포장을 비롯, 공항 설계와 건설 등 역량 제고에 머리를 맞댈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공항은 토목·건축·플랜트 등 다양한 공종의 노하우를 집대성해 안전하게 짓는 것이 중요하다"며 “일반 공사와 달리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미국 연방항공청(FAA)·국제항공운송협회(IATA) 등 규격화된 국제 기준에 따라 건설되기에 고도의 기술력과 시공 능력이 요구되는 분야"라고 언급했다.
협회가 아닌 학회로 만들어진 이유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학술적 발전이 첫번째 목적인 만큼 발전적인 의견을 내고자 한다"면서도 “공항 주무부처인 국토부의 영향을 받지 않고 정책에 대한 찬반 입장을 독립적으로 개진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이유로 대표자 역시 현직 교수 중에서 선임했다고 했다.
앞서 업계는 공항 플랫폼 수출을 위한 조직을 만들고자 노력했지만 공기업에 적용되는 예비 타당성 조사와 인력에 관한 규제 등으로 인해 추진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을 계기로 본격 K-공항 플랫폼 수출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공항 개발 사업은 철도·도로에 이은 세계 3대 인프라 시장이다. 코로나 엔데믹 시대로 접어들자 공항 투자 규모는 전세계적으로 대폭 늘어나는 추세다.
실제 최근 국내 뿐 아니라 △폴란드 바르샤바 신 공항 △페루 친체로 신 공항 △인도네시아 바탐 공항 △라오스 루앙프라방 공항 △에콰도르 만타 공항 △베트남 롱타인 신 공항 등 다수의 해외 입찰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인천국제공항은 그 자체로 글로벌 항공업계에서 최고의 브랜드 가치를 지녔다"며 “공항 산업은 건설 뿐만 아니라 운영이 중요한데, 우리나라는 최고의 기술을 확보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철도공사는 고속 철도 열차 정비 기술을, 한전은 원자력 발전소를 해외에 수출하고 있는데 공항이라고 못할 게 없다"고 부연했다.
한편 국토부가 학계와 전문가 1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국내 관련 업계의 경쟁력 설문 조사 결과, 사업 기획 분야에서는 보완이 필요한 것으로 평가됐다.
이와 관련, 국토부 항공정책실 공항정책과 관계자는 “사업 모델 구축·인력 양성 등 중장기 종합 수주 역량을 높이기 위한 노력은 지속돼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인천국제공항공사는 대형 공항 운영의 강점을 살려 선진국 공항 지분 인수와 투자 개발 사업에, 한국공항공사는 아시아 등 신흥국 중소형 공항 개발 사업 등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