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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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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쟁 속 건진 ‘통신·AI·빅테크’…과방위 국감 “절반 수확”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10.27 12:44

가계통신비 인하·빅테크 규제 역차별 등 현안 질의 다수
단통법 폐지·AI 육성 공감대 형성…법안 제정 속도 관건
여야 공영방송 정쟁 여전…미디어 주요 현안은 또 뒷전

의원 질의에 답변하는 유상임 과기정통부 장관

▲지난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원자력안전위원회 등의 국정감사에서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가운데)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지난 7일부터 약 3주 동안 진행한 22대 국회 첫 국정감사가 마무리됐다. 정보통신기술(ICT) 현안을 주로 다루는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국정감사에선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를 둘러싼 현안을 놓고 격한 갈등을 빚었다. 다만 통신·인공지능(AI)·빅테크 규제 등에 대해선 '송곳 질의'도 나타나 수확이 전혀 없진 않다는 평가다.


27일 정계와 ICT업계에 따르면 올해 과방위 국감은 전반적으로 냉·온탕을 오갔다는 평가를 받는다. 여야는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 2인 체제의 위법성과 KBS 사장 선임 등을 놓고 부딪치다가도 통신·과학기술 현안 질의에는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특히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 폐지 △4세대 이동통신(LTE)-5세대 이동통신(5G) 역전 현상 △AI 산업 육성 방안 △구글·애플의 인앱결제 논란과 망 사용료 분담 회피 등 현안이 비중 있게 다뤄졌다.


가장 화두가 된 단통법 폐지에 대해선 통신 3사 모두 소비자에게 돌아갈 이익이 크다면 찬성하는 입장을 보였다. 다만 급격히 추진할 경우 시장 혼란이 발생할 수 있어 이해관계자 간 폭넓은 조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폐지안 중 자료제출 의무 조항을 확대하는 것에 대해선 신중론을 펼쳤다. 해당 조항엔 통신사가 제출자료를 작성할 때 단말기 제조사로부터 받은 장려금 규모를 노출하지 말아야 한다는 규정이 있는데, 이에 대한 공개 여부를 놓고 여야 입장차가 큰 상황이다. 이에 대해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제조사인 삼성전자의 경우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을 하고 있어 관련 영향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LTE와 5G 요금제 간 역전 현상 문제에 대해선 개선 의지를 밝혔다. 최수진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LTE 요금제가 5G 요금제보다 비싸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김영섭 KT 대표는 “LTE와 5G 요금제를 통합해 하나의 요금제로 출시해 문제를 해소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AI 산업 육성에 대해선 인프라 확보와 생태계 확대 방안에 대한 질의가 이어졌다. 여야는 데이터센터 및 그래픽처리장치(GPU) 확충이 필요하다는 점과 AI 기본법 제정 필요성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했다. 유 장관은 “엔비디아의 GPU로 데이터센터를 만들면서 차세대 신경망처리장치(NPU)를 개발하는 투트랙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질의에 답변하는 김태규 방통위원장 직무대행

▲지난 24일 오전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국정감사에 출석한 김태규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직무대행(왼쪽 두번째)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글로벌 빅테크에 대한 규제 역차별 문제도 화두였다. 과방위는 이번 국감에서 빅테크가 국내에서 막대한 트래픽을 유발해 수익을 올리고 있음에도 망 사용료 분담과 같은 사회적 의무는 지지 않고 있다는 점을 집중 질타했다.


김 대표는 구글로부터 망 사용료를 받지 않고 있는 이유에 대해 “망 사용료를 받는 건 당연한 이치“라면서도 “구글이란 거대한 기업과 힘의 차이가 있어 협상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법인세 회피 의혹과 관련해선 세금을 부과할 수 없는 원인인 구글 아시아본부의 위치를 싱가포르에서 한국으로 이전하는 방안이 거론됐다.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은 “구글이 한국에 온다면 국회는 여러 가지를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다만 방통위를 둘러싼 여야 정쟁에 방송 현안은 뒷전으로 밀려 아쉬움을 남겼다. 지난 8일 과기정통부 국감에서 인터넷TV(IPTV)·케이블TV(SO)·위성방송 등 유료방송사가 방송채널(PP)사용사업자에 지급하는 콘텐츠 사용료의 하한선을 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 게 전부였다. 업계에서 가장 시급한 현안으로 꼽는 방송통신발전기금 개편 및 송출수수료 갈등, 통합미디어법 제정, 전반적인 규제 체계 재정립 등에 대한 논의는 사실상 실종됐단 지적이다.


이와 관련 정보기술(IT)업계 한 관계자는 “가계통신비 인하 정책이나 AI 산업 육성과 같은 분초를 다투는 현안 처리에 탄력이 붙었단 점에선 고무적"이라며 “방통위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나 미디어 정책 제언보단 막말과 욕설이 난무한 언쟁으로 파행을 빚으며 위원회 품격을 떨어뜨린 점은 아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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