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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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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세수결손 30조에 ‘외평기금’ 땡겨온다…주택기금도 동원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10.28 12:28

기재부 ‘세수 재추계 재정 대응방안’ 발표, ‘환율 변동성 대응 여력 우려’ 논란일 듯

정부가 올해 예상되는 세수펑크 29조6000억원을 메우기 위해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으로 외국환평형기금(외평기금)을 투입한다. 청약저축을 재원으로 하는 주택도시기금 등도 동원한다. 기금을 세수 결손에 활용하지 않겠다는 당초 입장을 번복하는 것으로 외평기금은 지난해에 이어 2년째 활용으로 논란이 일 전망이다.


28일 기획재정부는 이 같은 내용의 '2024년 세수 재추계에 따른 재정 대응 방안'을 발표했다.


우선 정부는 공공자금관리기금(공자기금·4조원 내외), 외평기금(4조~6조원), 주택도시기금(2조~3조원) 등을 활용한다. 국세 감소에 따라 지방교부세와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6조5000억원 감액 조정한다.


문제는 정부가 올해 세수 부족을 메울 재원에 외평기금을 활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던 것과는 입장이 배치된다는 점이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지난달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외평기금과 관련해 20% 범위에서 기금운용계획 변경하는 것을 현재 단계에서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 한 바 있다.


이를 뒤집고 정부는 지난해에 이어 이번에도 외평기금을 활용한다. 올해는 공자기금에서 외평기금으로 보낼 예탁금 가운데 4조~6조원가량을 줄이는 방식이다. 지난해에는 20조원에 가까운 외평기금을 공자기금에 조기 상환해 이를 일반회계로 보내는 방식으로 세수 부족분을 충당했었다.




이에 대해 정부는 교부세와 교부금 축소 규모를 줄이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내국세의 40%가량을 지방교부세(19.24%)와 지방교육재정교부금(20.79%)을 자동 배정하게 돼 있다. 이는 세입을 기준으로 책정된다. 예상보다 국세가 줄어들 경우에는 이에 맞춰 교부금을 감액 조정하는 절차를 거치는 식이다.


류중재 기재부 국고과장은 “지난 국정감사에서 교부세, 교부금에 대한 우려가 굉장히 컸다"며 “원래는 (교부세와 교부금을) 9조7000억원 줄여야 했는데 이를 최소화하는 과정에서 재원이 필요해 외평기금을 활용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즉 교부세와 교부금 축소 폭을 줄이기 위해 불가피하게 외평기금을 다시 활용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외평기금은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설립된 기금으로 환율 변동성을 완화하는 데 활용된다. 지난해 정부는 올해 38조원을 외평기금에서 가져와 일반회계로 쓰기로 했는데 여기에 4조~6조원을 추가하는 셈이다.


외평기금을 끌어다 쓰면서 환율 안정 기능을 주요 목표로 하는 기금이 줄어들 게 돼 해당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는 데 애로점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대선, 중동 분쟁, 러우 전쟁 등 대외 불확실성이 강화되고 있어 환율 변동성이 커질 수 있는 국면에서 외평기금 여력 감소가 맞는 정책이냐는 얘기다.


이에 기재부는 외평기금 안정성이 확보돼 있다고 했다. 김희재 기재부 외화자금과장은 “외평기금 자산 규모는 작년 말 결산 기준으로 274조원"이라며 “대응 여력에 부족함은 없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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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지수가 표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는 주택도시기금도 2조~3조원 활용한다. 주택도시기금은 공공임대주택 건설과 서민주택 금융을 지원하는 기금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운용 관리를 맡고 있다. 이외에도 정부는 국유재산관리기금(3000억원 규모) 등 기타 기금에서도 3조원 내외를 끌어온다.


정부는 재정안정화기금 등 가용재원 여건과 지방소비세 확대 등 지방세입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또 지자체의 경우 통합재정안정화기금 등 7조원 수준의 자체 가용재원 활용 여력이 있는 데다 지방 세수가 안정화 추세를 보여 재원에 문제가 없다고 봤다. 관련해 올해 불용 규모는 7조~9조원 규모로 통상적 수준이라고 정부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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